세인트판크라스 또한 우주적인 현대성이 빅토리아의 시대성을 껴안은 기차역이다. 몇 년 전 이 역을 처음 봤을 때, 드라큐라가 살고 있지 않을까 잠깐 생각했었다. 킹스웨이역 바로 옆 건물인 이곳에서는 파리와 브뤼셀로 30분~1시간에 한 대씩 국제 고속열차가 떠난다. 1868년 미들랜드 레일웨이에서 개장한 이 역은 유로스타가 있기 전까지는 요크셔 등 북동부 지역의 열차들이 출발하는 곳이었다. 세인트판크라스역은 어느 런던 국제금융회사의 당일치기 비즈니스 출장객이 분주히 빠져나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동유럽의 어느 도시 가족들이 낑낑대고 보따리를 끌고 들어오는 곳이기도 하다. 대합실 구역에는 인상적인 9미터 짜리 브론즈가 있다. 폴 데이가 제작한 '미팅 플레이스'라는 이 작품은 역에서의 전형적인 이별(혹은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