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로부치 겐이 그저 캐릭터를 굴리기만 하는 작가로 인식되는건 좀 곤란한데…. 영웅 이야기에서 영웅이 고난을 딛고 승리하는 것은 기본적인 구조지, 이걸 그냥 굴리는걸로 인식하면 곤란합니다. 물론 우로부치는 상당히 극한 상황을 쓰는 경향이 강하므로, 캐릭터가 처한 역경의 수위가 일반적인 이야기보다 심한 편이긴 합니다만, 사실 더 심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들도 얼마든지 있다는걸 생각하면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우로부치가 극중에서 주는 좌절은 어지간해서는 불합리한 형태로 나타나지 않고, 주인공이 그 절망을 뛰어넘어 구원을 얻음으로서 끝맺습니다. 구조적으로는 상당히 전형적인 클리셰에 가깝죠. 물론 우로부치 겐이 무조건적으로 해피엔드만 쓰는 작가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Fate/Zero는 작품 자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