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입국 심사대 앞에 서 있는데 옆에 있던 청원 경찰이 모자를 떨어뜨렸다며 주워줬다. 난 그에게 일본어로 감사 인사를 했다. 그 모습을 본 심사원의 눈빛이 번쩍였다. 지금껏 입국 심사할 때 질문 한 마디 한 적 없었는데 그 날은 달랐다. 심사원이 일본어를 할 줄 아냐고, 어디서 배웠냐고 물었다. 혼자 공부한거라 그리 잘하지 못한다고 했다.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일주일이나 왜 있냐, 니가 적은 이 숙소에서만 일주일 내내 있냐, 왜 호텔이 아니냐....등등등.. 처음 간단한 질문은 알아먹겠는데 뒤로 갈수록 알아 먹기 힘들어서 결국 '스미마셍'을 외쳤다. 그렇게 잘하지 못한다니까. 간신히 심사대를 빠져나오며 앞으론 일본어를 일도 모르는 표정으로 서있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