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영화의 결말은 누구나 예상 가능하다. 누구나 예상 가능한 통속이야말로 인간의 삶에서 중요하다. 누구나 그 뻔한 이야기를 어떻게 새롭게 가지쳐볼까 궁리하며 인생을 보낸다. 이른바 사회적으로 중요했던 '실화'를 다루는 영화가 마땅히 겨누어야 할 목표, 즉 뻔한 얘기가 뻔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환기와, 그 뻔한 얘기를 또 뻔하지는 않게 풀어내야 한다는 목표 양자를 그럭저럭 성취해낸 영화다. 초반부 엘렌 페이지의 표정과, 후반부 줄리안 무어의 연기 디테일이 그 뻔하지 않음을 잘 견인하고 있다. 2. 확실히 연금은 죽음보다 사랑보다 강하다. 상속, 수술동의서 같이 제도적으로 긴급하고 명백하게 소수자를 차별하는 복지시스템에 타격점을 집중하자는 게 가족구성권/동성결혼 논자 일각의 주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