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영화 또는 쌈마이 영화들 중에, 폭주 기관차처럼 돌진하는 영화들이 있다. 장르적으로 설명이 많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SF나 판타지의 외피를 뒤집어 썼으면서도, 그 세계관이나 설정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 영화들. 그냥 나몰라라- 하고 던진다기 보다는 이게 지금 중요한 게 아니야!- 라면서 돌진하는 영화들. 이 영화가 좀 그렜다. 근데 무식하게 또 막 돌진만 하는 영화는 아니고, 의외로 변속 기어 찰지게 넣더라. 영화 초반은 딱 B급 호러 영화 빌드업이다. 주인공 소개하고 주인공 괴롭히는 잔당들과 영화의 메인 악역이 될, 그러면서 반전을 갖고 있는 인물까지 소개하는 것. 여기에 적당한 성적 묘사와 루저 감성까지 결합됨. 딱 호러와 코미디가 적절하게 혼합된 장르 영화의 초반부 같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