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폰 트리에 영화 중 최고작임은 틀림없다. 그의 영화 중에 애초에 불쾌하지 않은 영화는 없었고, 이 작품은 단언컨대 내가 본 감독의 전작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불쾌하다. 여성들 겁나 죽어나가고 심지어 유아도 죽어나간다. 칸 상영 때 문제가 됐던 여성 신체훼손과 유아살해 장면은 심의등급 조정차 일부를 잘라냈다는 걸 봐서 더 노골적으로 찍어뒀음에 틀림없다. 죽음에 대한 연민이 없는 사이코패스를 그렸으므로 작품 속 캐릭터의 죽음 또한 그 속에 연민의 시선이라곤 없다. 작품 속 피해자들의 죽음은 주인공에 의해 문자 그대로 '건축자재'로 사용되고 피해자의 시신을 비추는 카메라의 시선 또한 그러하다. 공학과 건축에 대한 편집증은 사이코패스 주인공을 설명하는 설정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중심 주제가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