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여행기 2 : 칭찬은 아폴론도 빛나게 한다. 새벽같이 버스를 타고, 끝없이 이어지는 올리브 평원을 지나 델피에 이르렀다. 호메로스의 말 그대로 깎아지른 듯한 바위가 험준한 파르나소스 산맥이 들썩거리며 멀리 보이는 코린토스 만을 감싸안고 있다. 해가 나지 않아 그림자를 베일처럼 쓴 산은 마치 낡은 수묵화같다. 아침이라 유적지까지 가는 길이 무척 추웠고, 바람은 또 어찌나 부는지 야외 유적을 관람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 일단 미술관에 짐을 내려놓고 들어가보기로 했다. 전세계 어디에나 전해져 내려오는 대홍수 시대가 막 끝나가던 어느 날, 제우스가 독수리 두 마리를 반대방향으로 날려보내 두 마리가 만난 지점을 세계의 중심으로 정하고 그를 표시하기 위해 옴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