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제주> 아이폰엔 이렇게 가끔씩 찍으려고 하지 않았던 사진이 한장씩 끼어 있다. 무언가를 찍으려고 기다리던 화면에 성급한 마음에 미끄러진 손가락이 닿으면서 생겨나는 결과물이다. '대체 이게 뭐였지' 생각하며 화면을 더 집중해서 보게 되는 일은 재미있는 것 같다. 이번 제주에서는 나의 검지 아니면 중지와 잠옷 바지가 /찍혀서/ 왔다. 무엇인지는 알아봤으나, 언제 어디에서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불쑥 찍힌 이 사진을 보고 있으니 문득 나라고 해서 나를 다 아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조금 늦어도 괜찮다} 실은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라고 있어. 초봄부터 기다리던 라일락을 잠시 걷던 제주 골목길 담장에서 만났다. 한참을 킁킁* 거렸지. 서울로 돌아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