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재해를 다룬 재난물 중 '인간의 드라마'를 다룬 작품 중 최고. 운석 충돌이라는 하나의 테마를 놓고 보여주는 일종의 옴니버스 형식이기도 하다. 부녀간의 화해, 직장 내 신경전, 십대 소년 소녀의 결혼 등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신파극 열전. 뻔한 이야기지만 인류 멸망의 위기라는 상황 앞에선 그 모두의 이야기에 설득력이 부여된다. 스케일이나 특수 효과는 가볍지만 운석 충돌 후 대피 과정의 생생한 현장감, 무덤덤한 듯 절망적인 분위기가 좋다. 절망의 가운데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는, 어찌보면 비현실적이지만 정서적으로 안전한 드라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