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워싱턴DC까지 1차 대륙횡단을 7박8일로 마친 후에, 버지니아에 도착해서 5박을 하며 머무르기는 했지만, 집도 구해야하고 자동차도 고장나는 등 여러 일로 스트레스를 받아 제대로 쉰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는 비행기를 타고 LA로 돌아와서 바로 2차 대륙횡단을 시작해서 5박을 더 했으니, 전날 콜로라도 듀랑고(Durango)에 도착했을 때 우리 부부는 18일째 유랑생활을 하고있는 셈이었다. 그래서 부근 관광은 둘째치고 일단은 잘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2박을 예약했는데, 이것은 두 번의 대륙횡단 도중에 유일하게 한 숙소에서 연달아 숙박했던 것이다.
늦잠을 푹 자고, 밀린 빨래도 하고, 점심까지 먹은 후에 설렁설렁 듀랑고 시내구경을 나섰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아침에 잠깐 아래 지도의 도로를 조금이라도 자동차로 달려볼까 고민을 했었지만, 이삿짐을 가득 실은 승용차로 해발 1만피트의 고갯길을 넘는 것도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산 위에는 단풍이 다 떨어졌을 것 같아서 관뒀었다.
샌후안스카이웨이(San Juan Skyway)는 콜로라도 남서부의 산악지대를 한바퀴 도는 관광도로로, 기아 자동차의 대형 SUV 이름을 따온 마을인 텔루라이드(Telluride)와 '미국의 스위스'라는 별명의 우레이(Ouray), 그리고 거기서 남쪽 실버튼(Silverton)까지 이어지는 '백만불짜리 도로' 밀리언달러하이웨이(Million Dollar Highway) 등으로 유명하다. 또 여기 듀랑고에서 실버튼까지는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열차도 매일 운행을 한다.
바로 이 기차역에서 듀랑고-실버튼 협궤열차(Durango & Silverton Narrow Gauge Railroad)가 아침에 출발을 하는데, 전날 표 가격과 시간도 다 알아봤지만... 무려 두 명의 만장일치로 그냥 늦잠을 푹 자며 쉬는 것을 선택했던 것이다.^^
하루에 한 번 있는 관광열차가 떠나고 난 기차역의 내부는 아주 한산했다. 안에 있는 기념품 가게를 잠시 둘러본 후에 역사를 관통해서 철로가 있는 쪽으로 나갔다.
이 도시도 해발 2천미터 가까운 고지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기는 아직 노란 단풍이 좀 남아 있었다.
우리가 둘러볼 곳은 철로 건너편에 만들어져 있는 여기 D&SNG Museum, 즉 이 관광노선에 관한 철도박물관이었다.
전형적인 미국 시골의 박물관 내부를 떠올리게 하는... 수 많은 전시품이 실내에 이리저리 빼곡한 모습이 정겨웠다~
일단 사모님이 백옥같은 피부의 미남 차장님하고 함께 사진 한 장 찍으셨다.^^
퇴역한 증기기관차 한 대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데, 듀랑고-실버튼 노선은 미국에서 얼마 남아있지 않은 증기기관차가 아직도 정기적으로 운행되는 곳으로 철로 자체가 미국의 국가유적(National Historic Landmark)으로 지정이 되어있단다.
기차가 지나는 광산촌 마을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있었는데, 클릭해서 설명과 함께 확대해서 보실 수가 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기차가 지나는 도시의 모형도 아주 크게 만들어 놓았고, 가장 대단한 것은 저 철로들이...
전체가 다 연결이 되어서 실제로 모형기차가 움직이며 돌아 다니는 것이었다! 예전에 LA 그리피스 공원에 있는 월트디즈니 캐롤우드반(Walt Disney's Carolwood Barn) 기차박물관에서도 움직이는 모형기차들을 본 적이 있는데, 이런 디오라마와 움직이는 모형기차 만들면서 놀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아직도 든다...^^
그 외에도 서부시대 골동품 등과 또 작은 장난감 군인들이 시대별로 많이 전시가 되어 있었고, 천정에는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도 한 대 매달려 전시되어 있었다. 저 멀리 입구쪽에 보이는 사람들은 가이드 투어를 하는 것 같았는데, 조금 따라다니가 구경을 마치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여기 관광열차도 아니마스 강(Animas River)의 좁고 깊은 계곡을 따라 놓여진 철로를 달리기 때문에 위쪽의 경치가 잘 보이도록 이렇게 천정이 뚫어진 객차들이 있는데, 우리 부부는 이 모습을 본 순간에 결혼 20주년 기념여행으로 페루 쿠스코에서 마추픽추 갈 때 탔던 페루레일의 추억이 떠올랐다.
객차 앞에서 커플사진을 찍고 있는데, 저 멀리 기차가 오는 소리가 들려서 관광열차가 돌아오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앞쪽에 눈을 치우는 장치를 달고 있는 노란 디젤기관차가 하나의 화물칸만 달고는 역에 들어왔다. 샌후안스카이웨이(San Juan Skyway)를 기차나 자동차로 돌아보는 것은 다음에 다시 콜로라도 남서부를 방문하게 되면 해보기로 하고, 기차역을 나서서 주변 가게들 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그 중 한 곳의 입구 바닥에 커다랗게 붙어있던 그랜드서클(Grand Circle) 지역을 보여주는 지도이다. 대륙횡단기 전편에서 소개했던 지도보다는 서클의 반지름이 훨씬 더 크고 중심도 남동쪽으로 치우쳐서, 콜로라도 샌후안 국유림(San Juan National Forest)과 뉴멕시코의 산타페(Santa Fe)까지 포함하는 것이 보인다. 사이즈야 어찌 되었건 간에 이제 미서부의 그랜그서클과도 안녕이다~
오른편 스트라터 호텔(Strater Hotel)은 1887년에 지어져서 지금도 영업을 하는 곳으로, 1989년에 설립된 미국역사호텔(Historic Hotels of America) 협회의 32개 창립멤버 중의 하나인 전통이 있는 곳이라 한다. 이제 편하게 숙소로 돌아가서 콜로라도 듀랑고(Durango)에서의 휴식을 마치고, 다음날 부터는 다시 동쪽으로 미지의 길을 달려서 대륙횡단 이사를 계속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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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륙횡단 이사의 5일째는 마침내 미대륙의 등뼈인 록키 산맥을 품고있는 콜로라도(Colorado) 주로 들어가는 날이었다. 전날 유타 주까지는 2009년의 30일 자동차 캠핑여행의 경로와 겹쳤다면, 이 날은 그 다음해인 2010년 추수감사절에 떠났던 '그랜드서클(Grand Circle)' 3박4일 여행의 발자취를 조금 따라갔었다. (그랜드캐년이 아니고 그랜드서클이 무엇을 말하는지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클릭해서 당시 여행계획 포스팅의 설명을 보시기 바람)
숙박했던 유타 몬티첼로(Monticello)에서 491번 국도를 따라 동쪽으로 조금 달리면 나오는 환영간판의 사진을 인터넷에서 가져왔다. 콜로라도는 2018년에 덴버까지 비행기로 가서 록키마운틴 국립공원 등을 구경한 적이 있으니까, 위기주부는 이 날이 세번째로 콜로라도 주를 밟아보는 것이었다.
도중에 준국립공원급인 Canyons of Ancients National Monument가 나오지만, 아침도 안 먹은데다가 국립공원청이 아니라 국토관리국 소속이라서 그냥 건너뛰었다. 코르테즈(Cortez) 맥도널드에서 늦은 아침메뉴를 먹고는 160번 국도로 갈아타니, 멀리 눈 덮힌 산맥이 보이고 조금만 더 가면 '방앗간'이 나온다.
방앗간 간판 옆에 포즈를 취한 참새~^^ 2010년 그랜드서클 여행에서 충분히 구경을 했었고, 지금은 모든 투어도 중단된 상태라서 그냥 건너뛸까도 했지만... 그래도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날 수는 없다는 생각에, 메사버디 국립공원(Mesa Verde National Park)을 잠시만 들렀다 가기로 했다.
공원입구 옆에 있는 이 커다란 Mesa Verde Visitor And Research Center는 2012년에 만들어져서 옛날에는 못 가봤던 곳이라서 잠시 방문을 해봤다. 하지만 당시에는 실내 전시실도 폐쇄된 상태라서 바깥만 구경을 했었는데, 왼쪽에 보이는 뾰족한 조각은 마지막에 다시 자세히 보여드릴 예정이다.
최대한 이전 방문에서는 빠트렸던 곳을 둘러보자는 생각에 유적지로 들어가는 도로 중간에 있는 파크포인트(Park Point)에 올라와봤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이 정상은 해발 8,572피트(2,613 m)로 국립공원 안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이고, 남북으로 두 개의 전망대가 잘 만들어져 있다.
먼저 남쪽 전망대에서 설치된 망원경으로 멀리 남서쪽으로 관측을 하고 계시는 농부모자를 쓴 사모님 모습이다.
안내판의 조감도를 보면 저 너머가 콜로라도, 유타, 뉴멕시코, 아리조나 4개의 주가 만나는 곳이라 되어있다. (그랜드서클 여행에서 직접 방문했던 포코너(Four Corners)와 그 너머의 모뉴먼트밸리(Monument Valley)는 각각을 클릭해서 여행기를 보실 수 있음) 그러나, 지금 서있는 높이에서는 언덕에 가려서 조감도와 같이 모두 볼 수는 없었지만, 여기서 45마일 떨어졌다고 되어있는 안내판 왼쪽 작은 사진 속의 뉴멕시코 주 쉽락(Shiprock) 바위는...
핸드폰 줌으로 찍어보니 흐릿하게 그 범선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중에 오프로드 차를 몰고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면, 저 쉽락을 지나서 파밍턴(Farmington) 지역의 황무지들을 포함해 가보지 못한 뉴멕시코 북부 지역도 꼭 둘러봐야 하겠다.
이번에는 북쪽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북동쪽을 주시하고 있는 위기주부의 모습으로 사이좋게 한 번씩 모델 출연~^^
오는 도로에서 보였던 설산들은 록키의 곁가지인 라플라타 산맥(La Plata Mountains)으로, 제일 왼쪽에 보이는 최고봉인 헤스페루스(Hesperus) 산의 높이가 무려 4,035미터(13,237 ft)나 된다고 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약간의 고소증이 온다는 느낌이 들면서, 다시 차를 몰고 공원본부가 있는 유적지로 향했다.
채핀메사(Chapin Mesa) 유적지에 도착했지만 박물관은 닫혀 있었고, 저기 움푹 파진 곳에 만들어진 절벽거주지(cliff dwelling)인 Spruce Tree House로 가는 길도 막아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반갑게 멀리서 바라만 봐도 아쉬움이 없었던 이유는 2010년에 가이드투어로 저 인디언 유적지 내부를 구경을 했었기 때문인데, 여기를 클릭해서 당시 여행기를 보실 수가 있다.
커플사진 한 장 찍고는 유일하게 열려있는 도로였던 메사탑루프(Mesa Top Loop) 한바퀴만 돌아보고 나가기로 했다.
일방통행이라서 지난 번에는 그냥 지나쳤던 Pithouses and Villages라는 곳을 둘러보았는데, 이렇게 원주민들이 평지에 땅을 파서 만들었던 거주지를 지붕까지 잘 만들어서 보호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Sun Point View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제일 왼쪽의, 이 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클리프팰리스(Cliff Palace)를 아내가 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 '절벽궁전'은 가장 멀고 또 나무에 가리는 대신에
그 오른편으로도 계속 줄줄이 만들어진 다른 거주지들을 볼 수가 있는 곳인데, 이렇게 2단으로 생긴 절벽의 홈을 이용해 집을 지은 곳도 있었다. "저 윗층은 자다가 굴러 떨어지겠는데?"
마지막으로 커다란 벽돌집이 지상에 만들어져 있는 선템플(Sun Temple)을 방문했다. 옛날 그 때처럼 이 날도 해발 2천미터가 훨씬 넘는 이 곳의 하늘은 정말 맑고 파랬다~
안내판에 항공사진을 보면 내부도 굉장히 복잡해 보이는데, 아쉽게도 저 분들이 서계신 곳에서 더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이 곳에 무슨 미스테리가 있는지 궁금하신 분은 사진을 클릭해서 원본보기로 직접 읽으실 수 있다.
여기 선템플 전망대에서 계곡 건너편 클리프팰리스의 모습이 이렇게 더 잘 보인다. 물론 Cliff Palace Loop 도로를 이용해 저 너머에 차를 세우고 더 가까이 보는 곳이 있지만, 이 때는 그 길이 보수공사로 폐쇄되어 있었다. (여기를 클릭해서 예전 여행기로 더 자세한 모습을 볼 수 있음) 이상으로 '방앗간' 구경을 마치고 나가면서, 화장실을 들리기 위해 앞서 소개한 입구의 리서치센터에 잠시 차를 세웠다.
이 조각은 절벽 위에서 채취한 농작물을 담은 바구니를 등에 메고, 바위를 타고 아래쪽의 집으로 돌아가는 원주민을 묘사한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부부는 보름 넘게 돌아갈 집도 없이 자동차 여행을 하고있는 셈이었고, 특히 지난 이틀 동안 유타 주에서는 트레일까지 하면서 너무 무리해서 돌아다녔다. 조금 전에 느꼈던 것은 고산증이 아니라 누적된 피로가 몰려온 것이라는 생각에, 이 날은 여기서 동쪽으로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관광도시 듀랑고(Durango)에 일찌감치 숙소를 잡고 쉬기로 해서, 2차 대륙횡단 5일째의 여행기는 이 한 편으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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