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 대한 잡담> 드라마가 수준이 높아졌다 높아졌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건 늘상 주된 서사의 한 축을 연애 이야기가 담당한다는 사실 탓이 크다. 예를 들어 사극에선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리어왕 따위가 극동아시아 혹은 한반도 버전으로 각색되어 나오고, 심지어 국가를 주도하는 이들 간의 대결구도조차 치정에 얽힌 일이 마치 숙명이라도 되듯 설정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나마 입체적 캐릭터를 만들어 호평을 받았던 뿌리깊은 나무 역시 캐릭터의 입체성은 세종 이도와 정기준, 한명회, 이신적, 심종수 정도가 전부였다. 어이없었던 건 주된 서사를 이끌어가는 똘복이나 담이가 목숨 걸고 연애질하는 장면들이었다. 어찌나 절절한지,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