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리치가 한참 여러가지 시도해보던 시절. 그래봤자 불과 5년여전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록 스탁 앤 두 스모킹 배럴즈>나 <스내치>처럼 자신의 과거작들보다는 좀 덜 화려하고, 상업성과 타성에 젖어있던 <셜록 홈즈> 시리즈나 <알라딘>에 비해서는 좀 더 자기 색깔을 낸. 그래서 나쁘게 말하면 어중간해보이고, 좋게 말하면 정도를 지킨 것처럼 보이는 영화. 개인적으로 나는 좋았다. 감독의 최근작인 <젠틀맨>이 그러했던 것처럼, 특유의 그 질감이 좋은 영화다. 가이 리치와 비슷한 무리로 묶을 수 있을 매튜 본의 액션이 좀 더 화려한 편이라면, 이 영화의 액션은 다소 정적이되 그 여유로운 느낌 자체가 인상적임. 미국과 소련을 대표하는 첩보요원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