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2009년의 30일간의 자동차 캠핑여행에서 캐나다 레이크루이스를 앞에 두고 유키 구라모토(Yuhki Kuramoto)의 피아노곡 <Lake Louise>의 CD를 틀었던 것처럼, 또 요즘 I-95 고속도로로 볼티모어를 지날 때마다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의 삽입곡인 <Good Morning Baltimore>를 듣는 것처럼, 어떤 여행지나 장소를 향해 운전할 때 꼭 들어줘야 하는 음악이 있다. 그래서 작년 2차 대륙횡단 말미의 흐린 오후에 처음으로 웨스트버지니아(West Virginia) 주로 들어가면서 존 덴버(John Denver)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 노래를 카플레이의 유튜브앱으로 아내가 틀었었다.
Almost heaven, West Virginia
Blue Ridge Mountains, Shenandoah River
Life is old there, older than the trees
Younger than the mountains, growin' like a breeze
Country roads, take me home
To the place I belong
West Virginia, mountain mama
Take me home, country roads
웨스트버지니아의 공식 주가(州歌)로 2014년에 지정된 존 덴버의 <테이크미홈 컨츄리로드>를 들으며 I-64 고속도로의 환영간판 아래를 지났다. 당시 사진을 찍은게 없어서 구글 스트리트뷰에서 캡쳐를 했는데, 흐린 날씨에 늦은 단풍의 모습이 그 때와 똑같은 느낌이다.
주도인 찰스턴(Charleston)을 통과할 때는 도로 바로 옆으로 이렇게 주청사의 황금돔을 그냥 지나치며 잠깐 바라봐야 했었다.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와 간단한 역사소개 등은 여기를 클릭해서 올해 초에 잠깐 그 주의 관광지 한 곳을 방문했던 여행기를 보시면 된다.
그런데 '고향길' 컨트리로드에 교통사고가 났다~ 목적지를 찾아가기 위해 강을 따라 꼬불꼬불 올라가는 60번 국도를 탔는데, 트럭 한 대가 길가에 쳐박혀 있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고 차를 견인한 후에 다시 통행이 재개되어서, 우리는 파예트빌(Fayetteville)이라는 곳에서 왕복 4차선의 넓은 19번 국도를 만났다.
그리고 바로 뉴리버고지브리지(New River Gorge Bridge)를 건너게 되는데, 다리의 전체 길이 924 m로 1977년에 완공되었을 때 세계에서 가장 긴 '단일 아치(single-span arch)' 구조의 교량으로 26년간 타이틀을 지켰으나 현재는 5위인데, 중국에 1~4위가 모두 건설되어서 갈색 안내판의 설명과 같이 서반구에서는 여전히 1등이라고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다리를 건너서 바로 오른쪽에 우리의 목적지인 뉴리버고지 국립공원 및 보호구역(New River Gorge National Park and Preserve)의 잘 만들어 놓은 캐년림 비지터센터(Canyon Rim Visitor Center)에 도착을 했다. 이 공원은 1978년에 국가강(National River)으로 먼저 지정되었다가 2020년말에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어서, 현재 미국의 63개 내셔널파크 중에서 가장 신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공원지도에도 아직 '내셔널리버(National River)'라 되어있고, 여러 곳에 아직 바뀌지 않은 표지판도 남아있었다. 공원에 포함되는 강의 길이는 53마일(85 km)로 대부분의 지역은 계속 사냥과 자원채취가 가능하도록 '프리저브(Preserve)'로 따로 설정했지만, 약 10%의 내셔널파크 지역과 합쳐서 1개의 NPS Official Unit으로만 쳐준다. (이 전에 콜로라도에서 방문했던 Great Sand Dunes National Park and Preserve는 2개의 유닛으로 구분됨)
이 때가 승격하고 1년도 되지 않았을 때니까, 그 사이에 뚝딱 새로 만든 것은 아니고 '국가강'일 때부터 비지터센터 등이 잘 만들어져 관리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참고로 국립공원청이 직접 관리하는 공원으로 지정된 '국가강(National River)'은 아직 14곳이나 더 있는데, 여기를 클릭해서 그 리스트를 확인하실 수 있다.
돌출된 실내 전망대에서 뉴리버(New River) 즉 '새강'을 처음 내려다 봤는데, 강의 이름이 특이하게 '뉴(New)'라고 된 이유는 불분명하다고 한다. 이 강은 여기서 북쪽으로 흘러 Kanawha River로 바뀐 후에 Ohio River와 합류해서, 결국 미시시피 강(Mississippi River)이 되어 멕시코 만(Gulf of Mexico)으로 흘러간다.
전망대 옆문을 통해 밖으로 나와서 커플셀카 한 장 찍었다. 그런데 정말로 재미있는 사실은 '뉴(New)'라는 강의 이름과는 정반대로, 뒤로 보이는 저 V자로 깊게 파진 계곡이 약 3억년에 걸쳐 만들어져서,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5개의 강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이다!
날씨가 흐린게 좀 아쉬웠지만 단풍과 함께 정말 멋있는 협곡(gorge)의 모습을 감상했다. 상류쪽 강을 따라 양쪽에 보이는 것은 모두 단선 철도로 애팔래치아 산맥의 석탄과 철광석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반대편 하류쪽을 볼 수 있는 전망대로 가는 길은 이렇게 보드워크로 잘 만들어 놓아서 걷는 기분이 아주 좋았다.
첫번째 전망대에서는 우리가 이리로 지나왔던 다리 위로 차들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나무계단을 따라서 협곡의 아래쪽으로 더 내려가면 나오는 저 아래 마지막 전망대에 도착해서는,
이렇게 철제 아치로 다리가 지탱되고 있는 모습을 상판 아래쪽에서 바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다리 구경의 끝이 아니고, 사진 오른쪽 아래에 살짝 보이는 아스팔트의 옛날 도로를 따라서 차를 몰고 강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비지터센터에서는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던 강가의 옛날 다리가 아래쪽에 보이는데, 이제 자동차로 좁은 도로를 운전해 내려가서 저 다리를 직접 건너게 된다.
그 전에 다른 분의 사진을 한 장 찍어주고, 우리도 뉴리버고지 다리를 배경으로 한 컷 부탁했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꽃 대신에 낙엽을 든 남자~^^ 여기서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옛날 도로는 일방통행인데, 표지판이 만들어져 있기는 하지만 헤어핀 커브가 많아서 좀 헷갈리므로 잘 찾아서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 중간에도 이렇게 다리에 대한 설명판과 함께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는 곳을 잘 만들어 놓았다.
뉴리버고지 다리의 바로 아래에서 아치의 철골을 바라본 기하학적인 모습이다.
조금 걸어서 내려가겠다는 아내가, 차를 몰고 천천히 따라가면서 손을 흔드는 위기주부를 찍어줬다. 직전 비지터센터의 전망대에 비해서 여기까지 차를 몰고 내려오는 사람들은 많이 없어서 이렇게 여유를 부리며 내려갔었다.
다시 한 번 다리 아래를 차를 몰고 통과하는 순간인데, 단풍을 구경하며 운전하는 모습의 동영상은 후편에 소개할 예정인 '위기주부의 미국 국립공원 완전정복' 시리즈의 유튜브 비디오에서 나중에 직접 보실 수 있다.
그렇게 위에서 내려다 봤었던 옛날 다리를 건너는 곳까지 왔는데, 다리 중간에 차를 세워놓고 구경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아내만 내려서 사진을 찍고 위기주부는 다리 건너에 있는 주차장을 찾아 주차를 했다.
뉴리버고지(New River Gorge)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이 모습을 옛날 다리 위에서 볼 수 있는데, 강물에서부터 차가 다니는 상판까지의 높이도 267 m나 되어서 현재 미국에서 3번째로 높다고 한다. (미국의 1등 높은 다리의 여행기는 여기, 2등은 여기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음)
강을 건너면 옛날 화물열차가 정차했던 Fayette Station이 나오지만, 기차역은 모두 사라지고 대신에 강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선착장이 만들어져 있어서 강가로 걸어가봤다.
우리가 지나 온 옛날 다리를 배경으로 독사진 한 장 찍었는데, 운전기사가 좀 피곤해 보이신다~ 그래서 이 것으로 2차 대륙횡단 12일째의 관광은 모두 마치고, 파예트빌 마을까지 다시 산길을 올라간 후에, 19번 국도를 남쪽으로 1시간 가까이 달려서 벡클리(Beckley)라는 곳에서 10월의 마지막 밤이자 2차 대륙횡단 이삿길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에 뉴리버고지 국립공원(New River Gorge National Park)의 다른 두 곳을 더 둘러보고 웨스트버지니아를 떠난 이야기는 후편에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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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에서 동쪽으로 두 번의 미대륙 횡단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내륙에 있는 가보지 못한 미국의 국립공원(National Park)들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짧게 7박8일로 끝낸 1차 대륙횡단에서 핫스프링스(Hot Springs)와 그레이트스모키마운틴(Great Smoky Mountains), 그리고 집 근처라 계획에 넣지 않았던 쉐난도어(Shenandoah)까지 3곳을 방문했고, 이제 2차 대륙횡단의 7일째가 되어서야 마침내 새로운 국립공원을 하나 더 방문하게 된다. 물론 그 전까지 '미서부와의 이별여행'으로 예전에 가봤던 6곳의 국립공원을 일일이 다시 찾아가서 안녕을 고했던 것은 이미 알려드렸다.
휴식을 위해 2박을 했던 콜로라도 듀랑고(Durango)의 모텔 앞에 세워둔 이삿짐 2호차가 밤새 가을비와 낙엽을 맞았다. "너도 잘 쉬었지? 우리 다시 달려보자꾸나~"
대륙횡단 여행기를 쓰면서 그 날의 이동경로를 거의 보여드리지 않았는데, 이 날은 루트가 좀 복잡하기도 해서 기록으로 하나 올려본다. 특히 일부러 표시한 폰차스프링스(Poncha Springs)는 2018년에 블랙캐년(Black Canyon) 국립공원을 구경하고나서 서쪽에서 북쪽으로 지나갔던 곳인데, 이번에는 그 사거리를 남쪽에서 동쪽으로 통과하면서 두 자동차여행의 접점이 만들어진 곳이다. (위 지도에는 Alamosa를 거치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거기까지 안 내려가고 그 위의 Mosca를 동서로 지났음)
지도를 올린 또 다른 이유는 이 여행기의 사진들이 대부분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찍은 도로의 모습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160번 국도가 Pagosa Springs를 지나자 이렇게 도로 좌우의 들판에도 하얗게 눈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도로가 점점 높은 산으로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잠시 후 우리는 약간의 경사가 있는 산길로 접어들었는데, 약하게 눈발이 조금 날리기도 했다. 다행인 것은 제설차가 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리고 지나간 흔적이 있었다는 것... 그래도 두 번의 대륙횡단에서 1차때 아칸소 주의 꼬불한 산길을 밤에 달린 것과 이 때가 가장 긴장해서 운전을 했던 기억이다.
당시 제설차가 서있고 눈이 제법 쌓였던 해발 10,857피트(3,309 m)의 울프크릭패스(Wolf Creek Pass)의 안내판 사진을 인터넷에서 가져왔다. 대륙횡단에서 이런 대륙경계(Continental Divide)를 넘어가는 중요한 곳은 내려서 구경을 해야 하지만... 당시에는 차에서 내릴 생각은 고사하고, 조수석의 아내도 창밖으로 사진 한 장 찍을 여유조차 없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천천히 그냥 대륙의 경계를 통과했었다.
고개를 넘어 작은 스키장이 나오고 경사가 좀 완만해진 후, 이렇게 파란 하늘이 보인 다음에야 긴장을 풀고 사진 한 장 찍을 수 있었다. 휴~ 그리고는 나오는 평지를 정동쪽으로 달리는 시골길을 1시간 이상 더 운전했을까...
누런 풀밭을 달리며 뭐가 나올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 때쯤에, 조수석의 아내가 왼쪽 멀리를 자세히 보라고 했다.
거기에는 눈에 덮여서 하얀 모래언덕이 있었다! 2015년에 여기 콜로라도 남쪽의 뉴멕시코 주의 화이트샌드(White Sand) 국립공원에서 진짜로 하얀 모래언덕을 봤던 추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었다.
눈길을 헤치고 4시간 가까이 쉬지않고 달려서, 마침내 콜로라도 주에서 하나 남았던 미지의 내셔널파크인 그레이트샌드듄 국립공원(Great Sand Dunes National Park) 입구에 도착했다. 그래서 여기 '그레잇샌듄'은 위기주부가 39번째로 방문하는 미국의 국립공원으로 기록되었다.
넓게는 이런 모습인데, 우리집 사모님은 춥다고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사진을 찍어주셨다~
조금 더 들어가니까 매표소가 나와서 연간회원권을 보여줬는데, 당시 물류문제로 국립공원 브로셔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위기주부가 수집하는 NPS의 까만 줄 브로셔 받으러 한 번 더 가야된다...^^
처음 방문한 곳의 여행기니까 잘 보이지 않지만 공원지도도 한 장 올려놓는다. 앞서 사진의 간판에 모두 Great Sand Dunes National Park and Preserve라고 씌여있는데, 중요한 사실은 이 지도에서 가운데 세로방향 녹색의 가는 선을 따라서 국립공원(National Park)과 보호구역(Preserve)이 나누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즉, 별도의 국립공원청 오피셜유닛 두 개가 붙어있는 셈인데, 우리는 모래언덕 부근만 돌아다녔기 때문에, 산맥쪽의 그레이트샌드듄 보호구역은 방문했다고 할 수가 없다.
연간 5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국립공원이라서 비지터센터와 주차장도 아주 크게 만들어 놓았지만, 이 때 쌀쌀한 10월말에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그럼에도 당시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실내에 최대인원 제한이 있어서, 잠깐 기다렸다가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이 때 오른쪽 방문기념 스탬프를 찍는 곳 아래에 붙어있는 그림에 눈이 갔다.
설산을 배경으로 솟아있는 주홍색 모래언덕을 향해 스카프를 휘날리며 맨발로 걸어가는 그녀와 남친~ 우리 부부도 뭔가 저렇게 분위기 있게 걸어보고 싶었으나...
따뜻한 실내의 비지터센터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저 풍경이 너무 추워보여서, 그냥 한 10분 정도를 기념품과 전시물들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그런데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가고 파란 하늘이 보이는 것 같아서, 용감하게 비지터센터에서 시작하는 트레일을 조금 걸어볼까 했으나... 저 찡그린 표정에서 느껴지지만, 바람은 조금 전보다 더 쌀쌀해져서 저 첫번째 안내판까지도 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급히 커플셀카만 한 장 찍고는 다시 비지터센터 안으로 돌아서 들어갔다~^^
그렇다고 국립공원에 와서 비지터센터만 보고 떠나는 것이 말이 안 될 것 같아서, 다시 차를 몰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간 여기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서 샌드듄(Sand Dunes)과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고, 직접 모래를 밟아보기로 했다. 옷가방에서 겉옷을 하나 더 꺼내서 두 겹으로 입고 털모자도 쓰고 차에서 내려 샌드듄으로 향했던 이야기는 후편에서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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