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까튼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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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_부엌에서(1) 공부가 제일 쉬웠어여?

By why you carryin' guitar? | 2012년 7월 4일 | 
스물 하나, 나이 스물 하나의 봄에 늦은 사춘기가 찾아왔을 무렵, 나는 수업도 가지 않고 기숙사에 틀어 박혀 음악만 들었다. 공부엔 영 흥미가 생기지 않고, 미래는 보이지 않고, 연애는 어차피 안되고, 뛰어가는 친구들 뒤꽁무늬만 보이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우울이 찾아오는 그런 무렵이었다. ...하지만 그릇 다섯 장을 한 번에 깨뜨린 지금 이 순간 나는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어느 변호사님의 말에 백프로 동감하고 있었다. 이번 주 들어 일곱 장, 한번에 다섯 장이라니 신기록이다. 접시가 깨지는 굉음에 놀란 모두가 잠시동안 하던 일을 멈추고 내 쪽을 바라보았고 주방에는 뎀뿌라 튀겨지는 소리만 요란하게 들려왔다. 흰 사기 조각들이 음식물 찌꺼기와 뒤범벅이 되어 주방 바닥을 가득 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