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의 구찌터널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빈목터널은 그냥 조금 큰 터널로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빈목은 그 목적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어서, 전투용으로 만든 구찌와 달리 폭격을 피하기 위한 대피소로 만들어졌다. Free Fire Zone이었던 이곳에는(사실 중부에는 폭격대상이 아니었던 지역이 별로 없다) 당시 9천만톤에 달하는 미군의 폭격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마을 인구가 1천명 조금 넘었으니 산술적으로 1인당 약 9만톤의 폭탄을 맞아야 했던 것. 주민들은 엄청난 폭격을 견딜 수 없어 피난을 가거나 일부는 자신의 집터에 동굴을 팠고 또 다시 이웃과 주변의 땅굴을 서로 연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주민들이 곡갱이와 삽으로 판 빈목은 길이가 3km에 이른다. 1965년부터 약 18개월에 걸친 공사로 완공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