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되었다는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새삼 인간의 오만함을 느꼈다. 인간이 어떤 권리로 마음대로 이름을 짓고, 또 그 이름을 마음대로 빼앗는 것일까? 명왕성의 입장은? 명왕성의 생각은? 신수원 감독의 영화 <명왕성> 에서 같은 질문이 등장한다. 과연 명왕성의 퇴출이 타당한 것인가? 태양을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면, 명왕성은 이름을 빼앗길 이유가 없다. 한 명문고등학교에서 사망사건이 일어난다. 사망자의 이름은 유진, 교내 부동의 1등이다. 현장에 떨어져있던 핸드폰, 평소 유진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주변의 증언 등으로 동급생 김준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다. 하지만 유진의 사인이 자살로 밝혀지면서 김준은 무죄방면 된다. 구류에서 풀려난 김준은 머리를 초록색으로 물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