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내내 건조한 공기가 실내를 감돌았다. 초반부터 11살짜리 여자아이가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충격적인 장면이 관객들을 강타했지만 뛰어내리는 그 아이의 표정은 놀랄 만큼 침착하고 서늘했다. 영화 속 가족의 모습도 그랬다. 자신의 열한 살 생일날. 할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과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춤을 추며 놀던 안젤리키는 갑자기 그대로 창밖으로 몸을 던지고 만다. 아이가 사라진 줄 모르고 계속 흥겹게 놀던 가족은 순간 안젤리키가 없어진 걸 발견한다. 영화의 타이틀은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안젤리키의 시신 곁으로 가족들이 모여드는 장면에서 뜬다. 이후 영화는 왜 안젤리키가 몸을 던져야 했는지, 그 아이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는지를 상황의 나열 식으로 보여준다. 가족의 모습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관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