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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1년 2월 23일 |
어느 정도의 높이와 각도로, 얼마만큼의 물이 떨어져야 '폭포'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그 동안 로스앤젤레스 주변의 폭포들을 10곳 가까이는 찾아다닌 것 같다. 특히 LA는 여름에 비가 거의 오지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폭포들은 겨울철 비가 내린 후에만 물이 흐르는 경우가 많아서 LA의 폭포 하이킹은 지금이 제철이다.
LA에서 가장 멋있다는 폭포를 찾아가는 하이킹을 시작한 곳은, 선랜드-터헝가(Sunland-Tujunga) 마을에서 Big Tujunga Canyon Rd를 따라서 산속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트레일캐년 트레일헤드(Trail Canyon Trailhead)이다. 그렇다! 터헝가캐년의 지류인 작은 협곡의 이름이 '트레일'이다~^^ (트레일 지도와 기록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비포장도로를 S자로 조금 올라가면 왼쪽으로는 골드캐년(Gold Canyon)이고, 오른쪽으로 2마일을 가면 트레일캐년폴(Trail Canyon Falls)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오래간만에 LA 북쪽의 앤젤레스 국유림(Angeles National Forest)으로 하이킹을 왔는데, 역시 뒤로 보이는 샌가브리엘 산맥의 높은 산세는 집주변과는 확연히 달랐다.
넓은 길을 조금 더 걸어가니 여러 채의 건물과 함께 본격적인 트레일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어디선가 개울을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을 했다.
이런 작은 개울을 따라 상류쪽으로 폭포를 찾아 올라가면서, 여러번 개울을 건너야 한다. 이 정도로만 물이 있어도 제법 폭포수가 볼만하다고 예상하시면 되며, 비가 많이 온 직후에는 개울을 건널때 발이 약간 잠길 수도 있으므로 운동화보다는 방수가 되는 등산화를 신으면 좋을 것 같았다.
잠시 뒤를 돌아서 올라온 남쪽으로 내려다 본 모습인데, 해는 뜬지 오래되었지만 계곡이 깊어서 아직 여기는 햇살이 들지 않았다. 멀리 아침해를 받아서 밝게 보이는 높은 산에 노출을 맞춰서 줌으로 당겨보면,
많은 안테나들이 세워져 있는 'LA시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잘 알려져있는 마운트루켄스(Mount Lukens가 보인다. 2년전에 저 산 남쪽의 라크레센타에서 정상까지 등산을 한 적이 있는데, 아래를 클릭하시면 등산기와 함께 왜 저기가 LA에서 가장 높은 곳인지 이유를 보실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 시(City of Los Angeles)에서 가장 높은 곳인 마운트루켄스(Mt Lukens) 루프트레일 등산
편도 2마일 코스의 거의 마지막에는 이렇게 계곡을 좀 벗어나서 절벽을 깍아서 만든 트레일로 산을 돌아가게 된다.
그러면 저 멀리 아래쪽으로 오늘의 목적지가 처음으로 나타나는데, 이번에는 아래쪽 어두운 곳으로 노출을 맞춰서 찍어보자~
두 개의 물줄기가 깔끔하게 떨어지는 절벽면에 이끼들도 끼어있는 모습이 딱 봐도 범상치않아 보인다. 또 아래쪽 왼편에 모델도 한 분 등장을 해주셔서 비교해보면 폭포의 높이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글맵으로 폭포의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폭포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서 일부러 상류로 더 와봤다. 가운데 보이는 사람처럼 개울을 건넌 후에 오른편에 보이는 트레일로 다시 돌아내려오면 폭포의 위쪽으로도 갈 수가 있는데, 잠깐 고민하다가 위기주부는 그냥 여기서 돌아서기로 했다. 참고로 이 트레일을 따라 계속해서 올라가면 Tom Lucas Trailcamp 캠핑장을 지나서 다른 트레일 및 산악도로와 연결된다.
갈림길로 돌아와 아래쪽으로 미끄러운 경사를 좀 내려와서 전체 모습을 멋지게 한 장 찍어준 후에 조금 더 내려가니...
경사가 더 심해져서 이렇게 누가 로프를 땅에 박아놓아서 안전하게 붙잡고 내려갈 수 있도록 해놓았다. 땡큐~^^
위기주부가 다 내려오기를 기다려주신 분이 로프를 붙잡고 경사를 올라가는 모습인데, 사실 크게 힘들거나 어렵지는 않으므로 이 구간 때문에 이제 보여드릴 멋진 폭포의 모습을 포기하시는 분은 없기를 바란다.
물이 낙하하는 높이 30피트(10 m)에 각도는 거의 수직, 특히 아래쪽에 맑고 깨끗한 얕은 물웅덩이에 폭포를 감싼 반원형의 절벽까지! LA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 특히 이 모습은 위기주부가 지금까지 본 폭포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하와이 마우이 섬의 와이모쿠 폭포(Waimoku Falls)의 축소판 같았다. (2012년 여행기를 보시려면 클릭)
멍하니 고독을 씹으며 감상을 하고 있는데, 좀전에 상류쪽에 계시던 분들이 폭포 위쪽에 짠하고 나타나셨다. 서로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모델이 있는 풍경을 서로 찍고 있었는데...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두 팔을 번쩍 들어서 포즈를 취해주신다~^^ 혹시 돌아가는 길에 마주치면, 이메일 받아서 이 사진 보내드려야겠다 생각을 했는데, 아쉽게도 만나지를 못했다.
맑은 물이 떨어지는 폭포소리와 함께 주변의 풍경을 클릭해서 유튜브 비디오로 보실 수가 있다.
인스타그램 가족사진첩에 올려서 아내와 지혜 보여주려고 셀카도 한 장 찍었는데, 면도를 안해서 수염이 좀 거시기하긴 하지만... 그래도 LA의 가장 아름다운 폭포를 방문한 기념으로 증명사진 하나 마지막으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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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1년 2월 20일 |
미국 서해안인 캘리포니아 LA에서 태양이 바다 위로 뜨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혹시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내와 함께 아주 특별한 곳으로 아침 일출을 보러갔다. 바로 말리부(Malibu) 바닷가에 토니스타크(Tony Stark)의 집이 있던 곳으로 말이다.
<아이언맨2> 영화장면으로 말리부 포인트듐(Point Dume) 절벽끝에 세워진 스타크맨션(Stark Mansion)을 바다에서 바라본 멋진 모습이다. 영화속에서 토니의 집주소는 10880 Malibu Point, CA 90265 이지만, 실제로는 29274 Cliffside Dr, Malibu, CA 90265로 입력을 해야 찾아갈 수 있다.
그러면 도로변에 10대 정도 가능한 작은 주차장이 나오고, 포인트듐 자연보호구역(Point Dume Natural Preserve)이라는 캘리포니아 주립공원이 나온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마지막 남은 칸에 주차를 하고 바닷가쪽으로 걸어가보지만 토니의 집은 보이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2013년 <아이언맨3>에서 '만다린'의 공격으로 완전히 파괴되었기 때문에, 지금은 아무 흔적도 없이 깔끔하게 치워진 상태다...^^
앞서가던 다른 가족은 전망데크에서 해가 뜨기를 기다리기로 한 모양인데, 동쪽에 구름이 많아 일출은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우리는 계속 트레일을 따라 걸어가보기로 했다.
갈림길에서 포인트 위로 올라갈까 하다가, 나무로 만들어 놓은 순환로가 마음에 들어 먼저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동쪽 아래로 보이는 이 절벽에 둘러쌓인 해안은 주립공원에 속하는 빅듐비치(Big Dume Beach)로, 왼편에 내려가는 길이 보이지만 현재는 공사중이라서 막아놓았다. 절벽 너머로는 작은 리틀듐비치(Little Dume Beach)가 나오고, 그 다음에는 위기주부 가족이 특별한 날에 몇 번 갔었던 바닷가 레스토랑이 유명한 파라다이스코브(Paradise Cove)가 있다.
남쪽 끝에는 넓은 데크의 좌우로 의자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일단은 길이 계속 이어져서 서쪽으로 더 가보기로 했는데,
쇠줄로 난간은 만들어 놓았지만, 길도 험하고 서쪽으로 더 돌아가면 일출을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돌아섰다. 참고로 계속 가게되면 아래쪽으로 작고 비밀스런 해안인 '해적의 골짜기' Pirate's Cove Beach를 내려다본 후에 경사를 따라 서쪽 넓은 모래사장까지 내려갈 수가 있다.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니 일전에 코로나 백신주사를 맞고 방문했던 OC 실비치(Seal Beach)에서는 만나지 못했던 물개(seal)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는 남쪽 전망대에서 바로 포인트 정상으로 향하는 길을 찾아서 올라갔다.
조금 올라가다 뒤돌아 보니, 지도에 Point Dume pinnacles 라고 표시된 암초들이 보이는데, 첫번째 보여드린 <아이언맨2> 영화장면에도 이 암초들이 똑같이 수면에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상에는 이 곳이 캘리포니아 사적지(California Historical Landmark)로 지정되었다는 안내와 함께 이 곳의 특이한 이름에 대한 유래가 적혀있다. 북태평양을 탐험한 영국인 선장 조지 밴쿠버(George Vancouver)가 1793년에 이 곳에, 당시 벤츄라 성당의 스페인 신부님 Francisco Dumetz 이름을 붙였는데, 지도에 기록하는 사람이 그냥 Dume이라고만 쓴 것이 그대로 굳어졌다 한다.
우리가 주차할 때부터 정상에서 담요까지 펴놓고 일출을 기다리시던 여성 3분인데... 아쉽게도 이 날은 해가 구름 속으로 떠올라서 멋진 일출은 볼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만약 동쪽의 저 낮은 구름들이 없었다면 과연 여기서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었을까?
구글어스를 이용한 위의 지도로 설명을 드리면 Point Dume에서 정동쪽으로 산타모니카 해안까지는 약 30km, 동지에 해가 뜨는 23.5도 남쪽으로 토랜스 방향으로는 약 40km의 바다가 펼쳐진다. 대기의 굴절을 고려해 시점의 높이 h [m]에서 수평선까지의 거리 d [km]는 대략 아래와 같이 계산된다.
d ≈ 3.86√h
따라서, 높이 약 60m의 여기 절벽 위에서 보이는 수평선까지 거리는 약 30km로 계산되므로, 추분~춘분 사이 겨울철에 아슬아슬하게 수평선 위로 태양이 뜨는 것 같은 모습을 볼 수 있고, 만약 해안가로 내려가면 수평선까지 거리는 약 5km로 줄어드니까 확실히 바다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가 있다. 하지만 동쪽으로 망망대해가 펼펴진 일출과는 좀 다른데, 그 이유는 당연히 그 30~40km의 바다 너머에 높은 육지가 있기 때문이다.
지구과학 공부는 이 정도로 마치고, 반대편 서쪽으로 걸어가보자~^^ 서쪽이라고 하니 떠올라서 하나만 더 설명 드리면... 저 멀리 산타바바라를 지나서 서쪽 끝에 있는 반덴버그 공군기지 아래의 컨셉션(Conception) 마을의 남쪽끝 Government Point에서는 동지에 해가 뜨는 방향으로 약 300km 이내에는 육지가 없기 때문에, 완벽한 바다의 일출을 미국 서해안에서 볼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바로 아래에 보이는 백사장은 서쪽을 향하고 있다고 해서 웨스트워드비치(Westward Beach)라 불리고, 그 너머로는 도로변으로 아주 길게 펼쳐진 주마비치(Zuma Beach)이다. (10여년전 부모님과 함께 방문했던 주마비치의 포스팅을 보시려면 클릭) 그리고 <아이언맨> 영화로 이야기를 시작한 김에, 이 곳을 배경으로 한 다른 유명한 영화장면 하나 더 보여드리면...
고전 SF영화의 걸작중의 하나인 찰톤헤스톤 주연의 1968년 <혹성탈출> Planet of the Apes 마지막 장면이 촬영된 바닷가가 바로 아래에 보이는 Westward Beach로, 위 동영상을 클릭해서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부서진 자유의 여신상 왼편이 바로 암벽타기 연습장소로 많이 사용된다는 포인트듐의 절벽이다.
사실 여기는 몇 번이나 실패했다가 이번에 겨우 와봤는데, 절벽 위 주택가의 주차장은 10대도 안되어서 일출 30분전에는 도착해야 자리가 있으며, 그 이후로는 바로 주차할 확률은 로또하고 비슷하다고 보시면 된다. 아니면 아래쪽 Westward Beach 유료주차장이나 진입로 좌우의 도로변에 주차를 한 후에 30분 정도 걸려서 올라오시는 방법이 있다.
'로또 주차장'이 평일 아침에도 꽉 차있고, 왠일로 소방차까지 와있다. 그 뒤로 보이는 새로 지은 큰 저택들은 첫번째 사진의 아이언맨 맨션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100억은 쉽게 넘어가는 집들이다... 이렇게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사진에 살짝 보이는 Kanan Rd를 따라서 산타모니카 산맥을 넘어서 밸리의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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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1년 2월 12일 |
영어 'Chatsworth'로 블로그를 검색하면 영화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촬영지로 유명한 관광지인 영국의 대저택, 채스워스하우스(Chatsworth House)가 제일 많이 나온다. 하지만 다른 영어권 국가에서도 지명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여기 로스앤젤레스의 북서쪽 끝에도 같은 이름의 마을이 있다.
TV만화 <심슨가족>에서 아들 바트가 장난으로 심슨에게 써준 "LA에서 꼭 봐야하는 관광지" 리스트인데, 아래에서 두번째에 'CHATSWORTH'가 보인다. 짐작하시겠지만 영화 <라라랜드>에서도 잠시 등장한 첫번째 와츠타워(Watts Towers)를 제외하고는, 모두 별 의미가 없는 곳들인데... 만화에서 이 리스트를 받아든 LA 토박이가 챗스워스만 꼭 집어서 아래와 같이 대꾸한다."Chatsworth?! That's where the 118 meets Topanga Canyon, fool!"옛날에 위기주부도 이 장면으로 LA에 챗스워스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챗스워스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 동네 이름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고 즐거워했다는데... 바로 그 118번 고속도로와 토팡가캐년 길이 만나는 곳으로 하이킹을 하러갔다.
정확히 그 교차로에는 LA시의 스토니포인트파크(Stoney Point Park)가 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한때 채석장으로 사용된 적이 있다는 이 '뾰족한 돌산'은 하이킹과 승마, 그리고 오른편에 멀리 보이듯이...
LA 밸리지역에서 암벽등반 훈련장소로 아주 인기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른 아침부터 등반훈련을 하시는 분이 보인다.
돌산을 한바퀴 도는 트레일에도 이렇게 지상훈련을 한 쵸크 자국이 많은 커다란 바위들이 여럿 있는데, 오른쪽은 Turlock이고 왼쪽은 B1 Boulder라고 다 이름이 붙어있다. "자~ 그럼 나도 꼭대기에 올라가볼까?"
암벽등반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고...^^ 돌산의 동쪽으로 돌아가서 오른편에 보이는 Split Rock 부근에서 이렇게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비교적 완만한 길이 나오는데, 공식적인 트레일은 아니라서 여러 흔적들을 찾으면서 올라가는 재미가 있었다. 사람의 발자국과 쓰레기, 그리고 낙서들이 길잡이가 된다.
조금 올라가다 뒤돌아 보니 아침안개를 뚫고 막 떠오른 태양 아래로 말을 키우는 랜치가 있는 목가적(?) 풍경이 보인다.
정상에 가까워질 수록 큰 바위들에 그래피티 낙서들이 많이 보이는데, 지금 미국 상원에서 두번째 탄핵심판을 받고있는 전직 대통령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물론 이번에도 유죄판결은 안 나오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걸어서 뾰족한 돌산, 스토니포인트의 정상에 도착을 했는데, 저 바위에도 올라갈 수는 있어 보였지만 안전을 위해서 참았다~^^ 토팡가캐년 블러바드(Topanga Canyon Blvd) 바로 옆이라서 전망이 아주 좋았기 때문에,
또 핸드폰으로 360도 전망을 찍어보았으니, 클릭해서 유튜브 비디오를 보실 수 있다.
한달 전에 갔었던 록키피크(Rocky Peak)가 저 어디쯤에 있을 텐데 (등산기를 보시려면 클릭), 이런 특이한 돌산을 만든 지층은 백악기(Cretaceous)에 바다속에서 만들어진 퇴적암으로 여기 지명을 따서 챗스워스포메이션(Chatsworth Formation)이라 부른다고 한다.
자~ 이제 내려가야 하는데... 어차피 정해진 길이 없으므로, 바로 북쪽으로 내려가기로 마음을 먹고 길을 찾았다. 여기 버섯바위가 있는 절벽끝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걸쳐져 있는 바위 아래의 구멍으로 내려가기로 결정을 했다.
다 내려와서 돌아보고 찍은 사진인데, 제일 위에 이전 사진의 걸쳐진 바위 아래로 구멍이 보인다. 그 아래로 보이는 바위들 하나하나가 내 키보다도 훨씬 큰 바위들이라서, 이리로 무사히 내려온 것이 지금도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위의 가이아GPS로 기록한 경로와 같이 Stoney Point에 동쪽으로 올라가서 북쪽으로 내려왔는데, 그냥 동쪽으로 다시 내려가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그리고는 철길을 지나서 완만한 경사를 따라서 북쪽으로 고속도로 인터체인지가 나오는 곳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
1904년에 만들어졌다는 Southern Pacific Railroad 터널로 지금도 매일 통근열차와 화물열차가 운행을 하는 기찻길이다.
저 코너를 돌아가는 곳에서 2008년에 챗스워스 역에서 빨간신호를 무시하고 출발한 메트로링크(Metrolink) 퇴근열차가, 시미밸리에서 출발해 터널을 빠져나온 화물열차와 정면충돌을 해서 25명이 사망하고 135명이 부상한 큰 사고가 발생한 곳이라 한다.
굳이 여기까지 와볼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심슨을 떠올리면서 118번 고속도로와 토팡가캐년 길이 만나는 곳까지 걸어와봤다. 일리노이 스프링필드에서 LA에 여행오신 분은 말고, 밸리에 사시는 하이킹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스토니포인트 공원은 한 번 방문해보셔도 된다.^^
차를 세워둔 도로변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여기서 보이는 돌산의 북쪽 절벽 틈으로 내가 내려온 것이다. 그리고 바닥이 오래된 아스팔트 포장인데, 1970년대에 118번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북쪽으로 이어지는 자동차 도로였던 것 같다.
하이킹을 마치고 토팡가캐년 도로 건너편으로 보면, 터널을 지나온 철로와 함께 산타수사나패스(Santa Susana Pass) 도로가 보인다. 저 도로 안쪽에도 많은 역사가 있는 공원이 또 있다고 해서 찾아가본 이야기는 별도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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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1년 1월 7일 |
그래도 새해가 밝았으니 산에서 일출을 한 번은 봐줘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작년 8월말 가족여행 이후로는 등산은 고사하고 집밖 산책을 한 적도 거의 없어서, 어디로 가야 편하고 쉽게 또 소셜디스턴싱을 하면서 산에서 해 뜨는 것을 볼 수 있을까 연구(?)를 했다.
연구결과로 낙점된 이 곳은 집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인 탑오브토팡가 전망대(Top of Topanga Overlook)로, 산타모니카 산맥을 넘어가는 27번 도로인 Topanga Canyon Blvd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전망대에는 일출부터 일몰까지만 이용가능한 10여대의 주차공간이 있는데, 하얀 승용차 한 대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여기서는 북쪽으로 샌퍼난도밸리(San Fernando Valley) 지역이 잘 내려다 보이는데, 가장 가까이 보이는 마을은 밸리에서도 인기있는 거주지인 우드랜드힐스(Woodland Hills)이다.
밸리 지역에서는 드물게 고층건물이 밀집해 있는 곳은 워너센터(Warner Center)라 불리는 곳으로, 사무빌딩과 호텔 및 대형쇼핑몰과 병원 등이 모여있는 상업지구이다.
위기주부보다 먼저 오신 두 분이 전망대 동쪽끝에 서서 일출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사진 오른쪽에 집이 있는 언덕 때문에 해가 멀리서 떠오르는 모습은 보기가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미리 조사(?)를 해놓은 도로 건너편의 산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보기로 했다. 새해부터 연구조사를 아주 열심히...^^
소방도로로 사용되는 서밋투서밋 모터웨이(Summit to Summit Mtrwy)는 여기서부터 능선을 따라서, 작년 5월에 칼라바사스피크(Calabasas Peak) 등산을 시작했던 곳까지 이어지는 약 3마일의 산악도로이다.
조금 걸어가다가 언덕 위의 하얀 물탱크가 붉은 빛으로 물드는 것이 느껴져서 뒤를 돌아보니,
아주 멀리서는 아니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산 위로 떠오르는 약간 늦은 새해일출을 볼 수 있었다~^^
"자, 빨리 소원을 빌자~ 이것도 해주시고, 저것도 해주시고... 너무 많아 헷갈리시면 그냥 <원더우먼 1984> 영화에 나오는 악당처럼, 사람들이 내게 바라는 것은 모두 이뤄지게 해주세요!"
멀리 남쪽으로는 아직 바다에서 밀려온 구름이 낮게 깔려있는 운해의 위로, LA 국제공항에서 막 이륙한 여객기 한 대가 구름을 뚫고 올라와서 고도를 높이고 있었다.
일출보고 소원 빌었으니 다시 바로 차로 돌아갈까 하다가, 그래도 정말 모처럼 나왔으니 좋아하는 '루프트레일' 하나 돌기로 했다. 비포장으로 바뀐 산악도로를 따라 걷다가 능선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갈림길로 들어와서, 뒤돌아 보고 찍은 삼거리의 모습이다.
여기서 계곡 아래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아서 풀숲이 무성한데다, 모자도 안 가지고 왔는데 햇살을 정통으로 마주하면서 내려가야 하는게 약간 힘들었다.
이 등산로는 봄철에는 파란 풀과 야생화로 나름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는데, 지금 1월에는 뭐 대강 이런 모습으로 별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Y자로 갈라진 길의 오른쪽으로 다시 다른 등산로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그냥 도로로 내려가기로 했다.
차를 세워둔 전망대를 포함해서 여기까지 내려온 등산로가 포함된 지역은 모두 서밋밸리 에드문드에델만 공원(Summit Valley Edmund D. Edelman Park)로 지정되어 있다. 여기 아래쪽 공원입구의 넓은 주차장을 놔두고 전망대에 주차를 한 이유는... 여기는 유료주차비 $5을 자율적으로 내야하기 때문이다.^^
Topanga Canyon Blvd를 건너서 주차장을 한 번 돌아보고 찍어주고는, 자동차 도로를 따라서 전망대까지 걸어갔다.
이 날의 약 1시간의 하이킹을 가이아GPS로 기록한 것으로 빨간선을 반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돈 것이다.
도로를 따라서 전망대 입구까지 다 걸어서 올라왔는데, 갓길이 비교적 넓게 잘 만들어져 있어서 안전하게 걸어올 수 있었다.
여기서 주의사항 하나! 전망대에서 나가는 빨간색 팔각형 스톱사인 아래에 "PHOTO ENFORCEMENT $100 FINE"라고 적혀있는데, 반드시 3초 이상 정지했다가 출발해야 한다. 왼편 갈색 기둥 위에 비디오장치가 있어서, 스톱 안 지키면 바로 집으로 위반티켓이 날라온다.
정말 오래간만의 새벽등산을 잘 마치고 나니, 다음 번에는 저 밸리 북쪽의 산으로 처음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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