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와 평온과 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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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함에 익숙해진다는 것

따분함에 익숙해진다는 것

사치와 평온과 쾌락|2012년 4월 30일

. 그 곡을 듣고 있으면, 열차의 시트에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된다. 전신주나 역이나 터널이나 철교나 소나 말이나 굴뚝 등 온갖 것들이 빠르게 뒷쪽으로 지나가버린다. 어디까지 달려도 별다른 경치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옛날엔 꽤 멋있는 경치처럼 여겨졌는데 말이다. 옆자리에 앉는 상대만이 가끔씩 바뀐다. 그떄 내 옆에 앉아있던 사람은 열여덟 살의 여자아이였다. 나는 창가에, 그녀는 통로 쪽에 앉아 있었다. "자리를 바꿔줄까?"하고 내가 묻는다. "고마워요. 친절하시네요."하고 그녀가 말한다. 친절한 게 아니란다, 하고 나는 쓴웃음을 짓는다. 너보다는 훨씬 더 따분함에 익숙해져 있는 것뿐이란다. 전신주 숫자를 세기에도 지쳤다. 서른두 살의 데이 트리퍼. <무라

왕가위, <2046> (2004)

왕가위, <2046> (2004)

사치와 평온과 쾌락|2012년 4월 22일

누구나 가슴 속에 묻어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행복한 기억 속의 사람들은 굳이 묻어두지 않아도 때때로 싱그러운 바람으로 마주하지만, 아픈 기억 속의 사람들은 일부러 꼭꼭 묻어두어도 결국은 스스로가 파헤치고 만다. 양조위는 최악의 로맨스 영화 속의 최악의 주인공이다. 자기는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헤매이며 다른 여자들에겐 본인의 쾌만을 충족시킨다. 지나친 그녀들은 그에게 자신만은 결코 사랑이었기를 기대하지만, 그는 10달러를 쥐어주며 일회용이라고 냉정하게 내뱉는다. 그는 다른 건 다 줄 수 있어도 결코 줄 수 없는 한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마음이란다. 그런 진부하기 짝이 없고 싸구려 명대사를 쿨하게 날리고 장쯔이에게 등을 돌리며 피식 하는데, 그 장면에서 정말 뜨악했다. 양조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