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한 영화를 보고 나면 짜증이 난다. 순간 스스로 바보가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토록 영화를 많이 봐 오고 있는데 저것도 이해 못하다니... 자괴감에 빠지며 화가 난다. 레오 까락스가 13년만에 내놓은 작품 <홀리 모터스>도 그런 영화 중의 하나였다. 난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곰곰히 혼자 생각하다가 영화의 인상적인 장면 장면들 그리고 드니 라방의 훌륭한 연기만 기억하기로 했다. 드니 라방은 이 영화 속에서 9개의 인생을 연기한다. 구걸하는 노파, 모션캡쳐 연기자, 닥치는 데로 물어뜯는 광인,킬러, 딸을 걱정하는 아버지, 성공한 사업가 등... 마치 드니 라방이 연기한 각기 다른 장르의 영화 속 장면들을 마구잡이로 쏙쏙 뽑아 놓은 것 같다. 팝스타 카일리 미노그가 등장해서 감미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