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실망. '기차'라는 닫힌 사회는 글쎄, 일견 신선해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꽤나 오래된 소재이고 우려낼 만큼 우려내어진 이야기다. 그 때문에 별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역시나, 끝나고 나니 좀 실망스럽더라. 1. 봉준호는 '기차'라는 무대를 잘 활용했는가. 내 대답은 NO. 칸칸이 문으로 가로막힌 열차, 수평적이지만 단절되어있고 지극히 계급적이라는 면에서 우리 사회와 닮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봉준호가 보여준 열차 안 세상의 디테일은 무엇? 꼬리칸과 검역칸, 감옥칸, 그리고 자급자족을 위한 시스템 칸 뿐이다. 글쎄, 나는 이 영화를 SF로 읽지는 않았는데 봉준호가 보여준 것은 열차로 은유되는 그 무엇이 아니라 오로지 세상을 빙빙도는 그 열차 뿐이더라. 대체 봉준호가 기차 안 세상에 대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