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메이커 전규현

<더울프오브월스트리트>(2013) - 도태되지 않으려면 사기꾼이 되어야 하는 늑대들의 세계

By  | 2016년 8월 25일 | 
<더울프오브월스트리트>(2013) - 도태되지 않으려면 사기꾼이 되어야 하는 늑대들의 세계
영상자료원에서 8~9월에 걸쳐 열리는 '스콜세지와 뉴욕'전은 내게 일종의 계시와도 같다.이유는첫째로 내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며 닮고자 하는 감독이 바로 마틴 스콜세지이기 때문이며,둘째로 지금의 나의 고민과 자괴감이 스콜세지의 영화 세계 속 캐릭터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며,셋째로 그의 영화들(걸작들)을 필름으로, 큰 상영관에서 최초로 감상함으로써 뭔가 깨닫는 지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나는 어떻게 자의식을 버리고 진짜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번 상영전 리스트에는 그의 수많은 필모그래피 작품들 중 대표작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다.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도 있고 별로인 작품도 있다.하지만 적어도 그의 영화세계의 본령을 이루는 주축 작품들이 모두 담겨 있는 뜻깊은 기획전

트뤼포와 나

By  | 2016년 7월 31일 |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은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며, 두 번째 방법은 영화평을 쓰는 것이고, 세 번째 방법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누벨바그의 기수 중 한 명이자, 영화를 사랑하는 씨네필들의 정신적 스승이자, 훌륭한 영화감독이기도 했던 프랑수아 트뤼포의 말이다. 사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실존이 위협받는 시기에)는 영화 한 편 맘놓고 보기에도 힘들며, 설령 극장에서 두 시간 가량 영화로 인해 위로를 받았다 한들 다시 현실원칙에 종속되어야만 한다. 고백하자면, 영화에 처음 눈뜨고 열의를 보이던 시기들에 비해 요즈음엔 저 세가지 방법 중 하나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학교를 다니니 세 번째 방법은 억지로라도 지키게 되지만, 트뤼포처럼 진심으로 온 생을 다해 저 세가지 방법을

<갱스오브뉴욕>(2002) - 뿌리를 받아들인다는 것

By  | 2016년 8월 27일 | 
<갱스오브뉴욕>(2002) - 뿌리를 받아들인다는 것
아카데미식 대서사에 자신만의 인장을 넣으려고 시도한 스콜세지의 자아(뉴욕) 정체성 찾기 프로젝트 <갱스 오브 뉴욕> (2002). '암스테르담 발론'은 누구인가.이 영화에서 이전과 이후의 스콜세지 영화들과 확연히 다른 점을 찾으라면 플롯의 구성이며, 그 안에서도 캐릭터들의 역할 분배일 것이다.다니엘 데이 루이스라는 걸출한 대배우의 아우라 때문이기도 하지만, 암스테르담의 대척점을 이루는 '빌 더 부처'라는 캐릭터의 존재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 영화는 두 캐릭터를 하나의 거울쌍으로 놓고 대조할 필요도 있다.거기에 '제니'라는 매력적인 여자 소매치기 캐릭터도 둘 사이에 끼어들어서 삼각관계를 구축한다.스콜세지는 본래 이런 전통적인 캐릭터 관계망을 선호하지 않는다.아무래도 대자본이 들어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