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 스트레스

<반지의 제왕>에 대한 소고

By  | 2016년 3월 5일 | 
1. 눈과 절대반지 영화 <반지의 제왕>이 가장 공들여 재현한 대상을 이야기한다면, 나는 다른 무엇보다도 모르도르에 있는 사우론의 ‘눈’을 들고 싶다. 파충류의 그것과 비슷한 사우론의 눈은 세상 모든 것을 비출 듯이 부릅뜬 채 결코 감기지 않는다. 영화 내내, 모험가이든 그 적이든 모든 인물들의 뇌리에 이 눈은 파괴적인 공포의 이미지로 남는다. 아마 이 위압감이야말로 제작진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보여주고자 했던 몇 가지 요소 중 하나였을 것이다. 굳이 엮어보자면 사우론의 눈은 아버지의 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크 라캉은 자신의 성차 공식 중 남성의 공식을 설명하면서, 모든 주체가 거세에 복종하지만 거세에 복종하지 않는 예외적 일자가 있다고 말한다. 이 예외는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