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도 영화도 좋아하지만 그 극에 매료되지 배우를 빠질하는 일은 거의 없다만 이 아저씨만큼은 예외였다. 작은 배역이든 큰 배역이든 그가 웃음을 짓고 입을 열면 그 주변의 세계는 마치 블랙아웃되든 오로지 그의 존재만 돋보였다. 목소리가 특이하지도 잘생기지도 그렇다고 엄청나게 악랄하거나 눈송이처럼 근사하지도 않은 지극히 평범한 배우다. 그래서일까 어떤, 인간의 보편적인 취약성 , 숨겨야만 하는 악마성, 비열함과 여린 감성을 너무도 물흐르듯 수더분하게- 해서 역설적으로 지극히 세련미 넘치게 보여준 사람이 그였다. 그가 나온 영화를 보고 나오면 내 안의 작은 악랄한 심보가 곰돌이 미소를 지으며 '영화는 잘 봤어 모범생? ^ㅈ^?'이라고 뇌까리는 듯 해서 그의 연기가 처음엔 싫었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