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자유의 날개를 달다.

010. 그 마음들과 '함께', 영화 [공동정범]

By  | 2018년 2월 7일 | 
용산 참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해서 여러 사실들을 조합해가며 사건을 재조명해서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일거라 기대하며 보았다, 이런 영화일 거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다. 마주하기 힘든 진실에 다가간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하지만 상처가 된다해도 상처를 마주하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다. 같은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의 외로운 투쟁. 때론 원망이 때론 미안함이 때론 자기 연민이 자신을 더 외롭게 한다. 이 영화는 그 마음들을 '함께' 엮는 작업이었다.좋은 다큐란, GPS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빙둘러 비추어 내가 어디있는지 알게 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또 권력이 민중을 다루는 방식은 얼마나 유치하고 치졸한가. 그것은 학교가 학생을, 회사가 노동자를 다루는 방식과 또 얼마나 비슷한가. 판결문

들어주지 않는 독백, 우디앨런 <블루 재스민>

By  | 2018년 1월 2일 | 
돈이 없어도 습관으로 1등석을 타고선, 남들에겐 거짓말로 자신을 포장하는 재스민.늘 자기보다 못하다 여겼던 동생의 집에 얹혀지내면서도 동생의 남자친구와 아들들을 깔보고, 자신을 받아주는 곳이 없다는 현실에 막막하면서도 거짓과 허영을 버리지 못하는 슬픈 주인공. 한번도 직업을 가져본 적 없고, 파티와 집꾸미기가 취미였던 그가 치과 접수원으로 일하며 성추행을 당하고, 자신에게 날개가 되어줄 새로운 남자를 만나게 되지만 결국 진실을 들켜 버림을 받는다. "나는 네가 필요해"어렵게 소식을 알게된 의붓 아들을 찾아가 울면서 어렵게 꺼냈던 한마디. 보고싶지 않다고 매몰차게 거절당하고는 어느 공원에서 남에게 말하듯이 혼잣말을 하는 그. 이제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남편을 신고하고, 결국 남편은 자살하고, 남

꿈 같은 황금 시대 <미드나잇 인 파리>

By  | 2018년 1월 3일 |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파리를 읽는다. 아무 대사도 없이 파리의 거리를, 건물을, 사람을, 날씨를 한참 낭독한다. 그렇게 영화는 자, 어서 파리로 와.. 라고 우리를 부른다. 마치 파리에 대한 우디 앨런의 사랑가인 것처럼. 낭만은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것이라 했던가. 길은 1920년대의 파리를 동경하고, 길이 좋아하는 아드리아나는 1890년대의 벨 포크 시대를 동경하고, 또 그 시대의 사람들은 르네상스 시대를 동경한다. 모두의 황금 시대는 그렇게 다르다. 우리도 그렇다. 어떤 이들은 90년대를 동경하고, 또 어떤 이들은 70년대를 동경하고, 사실은 그 모두가 현실에 대한 부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영화는 꼬집는다. 현실에 대한 부정임을 알면서도 그래도 많은 이들은 타임 슬립을 꿈꾼다. 길이 헤밍웨이를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