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의 Monolog

TV 드라마 출연기 1 - 촬영장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여라

By  | 2016년 1월 17일 |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의미있다고 할 순 없지만 가장 특기할 만한(낯선 영역이었기에) 활동이었다고 할 수 있는 드라마 출연. 그에 대한 기록을 꼭 남겨둬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내 출연분량이 끝난 작년 12월이었건만, 이래저래 미루고 손 놓고 있다 보니 해가 바뀌어 버렸네... 그래도 새 작품 연습 들어가기 전인 지금 작성을 해봐야겠다 싶어서 기억을 더듬더듬 더듬어보겠다. 0. 그때 한다고 할 걸 그랬나 원래 좀 더 일찍 브라운관...이라는 표현은 이제 쓰지 않으니 LCD라고 해야 하나... 암튼 TV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다. 2014년 봄당시 방영되고 있던 <쓰리 데이즈>에 킬러 역할로 출연 제의가 들어왔었다. 근데 당시 나름 야심차게 시작한 배우들 대상 땅고 레슨 강습과 촬영 일정

TV 드라마 출연기 3 -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좃

By  | 2016년 2월 16일 | 
TV 드라마 출연기 3 -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좃
0. 엇 뭐야 끝난 줄 알았더니 싱겁게 끝난 첫 드라마 촬영은 기억 속 저편에 묻어둔 채로, 전쟁 같은 연습을 거쳐 2학기 개강과 함께 <깃븐우리절믄날> 공연이 올라갔다. 9월 4일 개막한 이후 공연 2주차부터는 아침-낮 시간에 <아폴로 프로젝트> 연습도 진행되었기에 아주 다사다난한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9월 중순의 어느날 학교 강의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잠시 눈을 붙이고 극장으로 가려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어딘지 살짝 눈에 익은 듯한 번호였다 누구더라 이름이 안 뜨는 걸 보니 친구는 아닌데 그럼 적인가 에라 모르겠다 죄 짓고 산 적 없으니 당당하게 받자. 엇. 그놈이었다. 수화기 너머, 지가 걸어놓고 마치 무슨 일로 전화했느냐는 듯한 뚱한 말투로 중얼거리듯 말하는

TV 드라마 출연기 2 - 갔노라 찍었노라 돌아왔노라

By  | 2016년 1월 24일 | 
TV 드라마 출연기 2 - 갔노라 찍었노라 돌아왔노라
0. 세 번째 호출 8월. 오전에는 <아폴로 프로젝트> 연습을 하고 오후-저녁에는 <깃븐우리절믄날> 연습을 하고 있었다. 두 개의 공연 연습을 동시에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은 아니었지만, 두 공연 사이에 추석 연휴와 일본 공연이 있어 2주 가까운 공백 기간이 생겨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9월초에 올라가는 <깃븐우리절믄날>은 연습 기간도 충분치 않은데다 대본 수정도 늦어지고 해서 공연이 가까워질수록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질 터였다. 아 이거 8월 중순 넘어가면 촬영한다고 하루 연습 빼기도 쉽지 않겠다... 이렇게 또 물건너가는 건가 싶던 때쯤, FD로부터 촬영 일정을 알리는 연락이 왔다. 8월 12일, 촬영 장소는 영주 선비촌(경북 영주시 순흥면 청구리 36

TV 드라마 출연기 4 - 어이 자네 이리와 꿀 빨게

By  | 2016년 3월 9일 | 
TV 드라마 출연기 4 - 어이 자네 이리와 꿀 빨게
1. 뭐? 무슨 소리야? 길었던 토요일과 피로가 채 풀리지 않았던 일요일이 지나고 공연 없는 월요일이 되었다. 좀 푹 쉬고 싶었지만 월요일은 또 수업이 있는 날이라 온전히 전기장판과 한몸이 되어 보낼 수도 없었...는데 또 전화가 왔다. 뚱한 그놈 목소리. 15, 16회 대본이 나왔단다. 뭐야 지금 대본 나왔다고 나한테 자랑하는 거냐 뭐 어쩌라고. 촬영 일정은 잡히면 다시 알려줄 테니 메일로 보낸 대본 읽어보란다. 뭐? 무슨 소리야? 설마 나 또 나오는 거냐? 서둘러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대본을 읽어본다. 뭐야 15회에는 안나오는데? 16회에 한 씬 나오는군. 헐 대사가... "무슨 소리야?"(그나마 이펙트로 소리만) 그리고 "뭐?" 여섯 글자가 전부. 주어진 상황은.. 순군부 추국실에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