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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폭설 내린 다음날 종로의 설경은 참 보기 좋은 일상
11월 27일 대폭설이 내린 서울. 그리고 그다음 날인 11월 28일에 종로에 나가봤습니다. 일정이 있어서 나가봤는데 설경에 홀려서 좀 더 오래 종로에 머물렀네요. 일정 마치고 시청역으로 가는데 이 장면이 보입니다. 인간의 눈이 카메라보다 좋은 점은 뇌를 통한 인지력 때문인지 인간 눈의 화각보다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눈으로 볼 때는 이렇게 보였습니다 저기만 선명하게 보이더라고요. 제가 뚫어지게 본 것은 청와대 북악산 뒤에 하얀 눈을 뒤집어쓴 산봉우리가 보입니다. 저 봉우리가 평소에는 안 보이던 봉우리인데 보이니까 신기하더라고요. 설마 북한산? 여기저기 물어보니 맞다고 하네요. 북한산(삼각산)이 날 좋을 때는 보인다고 해요. 그럼에도 안 보였던 건 색 때문인 듯해요. 그러나 북악산은 눈이 좀 녹아서 거뭇거뭇한데 뒤에 있는 북한산은 하얀 눈이 그대로라서 아주 크게 대비되어서 확 눈에 들어오네요. 여기서 저길 보고 나도 모르게 다가갔습니다. 덕수궁은 무슨 연유인지 문을 닫았더라고요. 나무가 쓰러졌거나 무슨 변고가 있었나 봅니다. 폭설로 고궁 나무들도 많이 쓰러졌을거에요. 종로는 전기차가 다니고 조선시대 전각이 공존하는 과거와 현재가 섞인 독특한 동네입니다. 광화문을 향해서 가니 북한산은 점점 안 보이더라고요. 각도가 달라지니 아쉽게도 줄어드네요. 청소 용역 분들이 눈을 쓸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청소도 다 용역 업체가 하고 용역 업체들은 주로 50대 이상 나이드신 중노년 분들이 청소를 많이 하십니다. 물론 공무원들도 눈 올 때 많이 쓸더라고요. 세종대왕은 조선시대의 슈퍼히어로입니다. 다만 21세기에 동상을 세우는 트랜드가 없는데 한국은 여기에 지어 올렸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위인 1명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세종대왕으로 위대한 언어 한글을 창제하십니다. 한글은 키보드 시대인 요즘 더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한자 같은 표음 문자는 입력 자체가 엄청 복잡해요. 여기에 공병호 안과 박사가 한글 키보드를 만듭니다. 원래 3벌식이었고 더 빠르게 입력 가능한데 전두환 정권 시절에 2벌식으로 변경됩니다. 3벌식 쓰는 분들은 거의 없지만 전 3벌식 쓰는 친구를 봤어요. 엄청 빠르더라고요. 세종대왕 동상 옆으로 또 하나의 하얀 산봉우리가 보이네요. 저기도 북한산일까요? 인왕산은 분명 아닙니다. 인왕산은 옆에 또 있고요. 저것도 눈 내린 걸 보면 북한산 어깨 같네요. 같은 산인데 고도 때문인지 북악산과 북한산 눈이 다르네요. 뭐 도심 자체가 더 온도가 높긴 하죠. 자연이 많은 곳은 발열체가 적어서 더 춥고요. 요즘 '나의 문화 답사기' 서울편을 읽다 자는데 서울은 어딜 둘러봐도 산이 둘러싼 독특한 도시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그걸 실감했습니다. 눈이 만든 풍경이 저 멀리 있는 산을 아주 잘 보이게 해 주던 하루였습니다. 눈이 오니 관광객들이 더 많이 늘어난 느낌입니다. 눈이 내린 서울을 보기 쉬운 풍경은 아니죠. 저 안 보이던 능선이 자꾸 보이니 눈길이 자동으로 가네요. 저기가 인왕산입니다. 인왕산은 높이가 낮아요. 서촌을 내려다 보는 산으로 인왕산 주변에 살면 인왕산의 다양한 혜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눈 사람 만들고 사진 찍기 바쁜 분들도 있고 한복에 어울리지 않는 서양식 조끼가 있네요. 여성들은 겨울에도 여름에도 얼굴 노출을 피해서 두루마기를 쓰고 얼굴만 내놓고 다녔습니다. 조선이 은근히 탈레반이었거든요. 그런데 사극에서 점점 두루마기 벗더니 두루마기 문화는 사라졌어요. 솔직히 저 옷들도 전통 한복은 아니죠. 그리고 한복 중에 조바위가 그렇게 예쁩니다. 조바위도 대여해 주면 좋으련만 조바위 쓴 분은 못 봤어요. 법궁인 경복궁은 들어가지 않고 옆으로 지나갔습니다. 검은 기와에 하얀 눈이 내릴 때가 한옥이 가장 예쁘게 보이는 때입니다. 여기는 송현공원으로 이 넓은 공간을 채울 것이 없어서인지 수시로 조각 전시회를 하네요. 여기에 이건희 미술관 짓는다 뭐다 하는데 그냥 공터로 두고 수시로 변형해서 사용했으면 하지만 아이디어 부족인 서울시가 그냥 조각공원으로 만들어 놓았네요. 그리고 봄 가을에는 꽃을 심어서 사진 찍기 좋게 했는데 겨울에는 꽃이 다 죽어요. 그래서 겨울에는 윈터 페스티벌로 겨울 축제를 따로 합니다. 올해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는 눈이 내려도 별 느낌이 없네요. 그냥 하얀 공터가 되었습니다. 이번 폭설로 인해 눈사람 만들기 아주 쉬워졌고 습설이라서 대충 굴려도 눈사람 만들 수 있는데 유독 안 보이더라고요. 있긴 있는데 대부분 작더라고요. 여기는 참 독특한 공간입니다. 이것도 조형 작품이에요. 유독 단풍이 늦게 들었던 2024년. 비상계엄까지 경험하고 참 안 좋은 쪽으로 놀라운 한 해였습니다. 눈을 맞은 꽃도 있네요. 부조화이지만 또 요즘 세상이 부조화의 연속이네요. 이 단풍나무처럼요. 눈오고 단풍 들고 참 기묘한 한 해입니다. 나이 들수록 이런 이상한 변화는 극혐 합니다. 매년 똑같길 바라죠. 지루하지만 안정이 나아요. 인사동에 도착했습니다. 눈에 은행나무 잎이 엄청 떨어졌네요. 사진에도 나오지만 노랗게 물들지도 않았습니다. 가로수 중에 은행이 가장 혜자로운 가로수예요. 병충해에 강하죠. 가을에 예쁜 단풍 들죠. 은행열매가 문제지 모든 것이 완벽한 가로수입니다. 그리고 수명도 길어요. 플라타너스는 50년 정도라서 최근에 여기저기서 그냥 푹 쓰러지고 있습니다. 벚나무도 병충해에 엄청 약해요. 인사동의 쌈지길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이 등장했는데 우유상자를 이용했네요. 불경기라서 그런지 예전만 못하네요. 요즘 크리스마스 장식을 돌아다니면서 보고 있지만 확실히 불경기예요. 제2의 IMF가 온다는 소리까지 있잖아요. 나라는 혼란스럽고 경제는 박살 나고 참 2024년은 좋은 기억이 거의 없네요. 그래도 인사동에 쌈지길이 있어서 눈요기할 거리가 많네요. 여기서 소개 안 하지만 갤러리도 엄청 많아서 미술전, 사진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갤러리는 입장료가 없어요. 그냥 전시회 둘러보고 나오면 됩니다. 여기는 쌈지길 옥상의 휴게소 같은 공간인데 테이블에 손님이 있네요. 비둘기가 볕을 쬐고 있네요. 손님 깰까봐 그냥 나왔습니다. 여기는 경인미술관입니다. 인사동 안에서 한옥 정원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여러 갤러리가 있어서 다양한 전시회도 관람 가능합니다. 찻집도 있어서 차를 먹을 수도 있습니다. 단풍 들고 눈이내리고 감나무에 감이 열렸습니다. 감은 첫눈 맞은 감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감 안 먹어본지 오래되었네요. 매주 다양한 전시회를 하기에 가볍게 둘러보기 딱 좋습니다. 박공지붕의 한옥 건물도 있는데 저기는 실내 다과 공간이고 작은 정자도 있습니다. 설명 없으면 가을에 눈이 온 줄 알겠네요. 실상은 늦은 가을에 첫눈이 내린 건데요. 눈은 정시 도착입니다. 평년처럼 내렸고요. 다만 엄청 내렸어요. 이렇게 2024년은 슬픈 얼굴을 하고 저물고 있네요. 2025년은 2024년 같은 일들이 안 일어났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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