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만지 넥스트 레벨 Jumanji: The Next Level (2019)
By 멧가비 | 2020년 5월 20일 |
어떤 면에서 놀랐냐 하면, 스킨 몇 개랑 스토리 하나 정도 추가한 확장팩을 '정식 후속작'이랍시고 내놓는 게, 일부 게임 제작사의 상술이랑 똑같은 거다. 비디오 게임을 소재로 하는 게임이, (나쁜 쪽으로) 궁극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물아일체의 경지로 향하고 있는 것 같아서 경외심을 시발 느끼고 만다. 캐런 길런 예쁨 구경이 80 퍼센트 이상이고 나머지는 이 영화의 존재 가치 자체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 1편 남매의 미인 고모님 출연은 놀랍고 반갑다. 이보다는 나은 후속작일 때 나와주셨으면 더 빛나셨겠지만. 나는 [쥬만지]를 인생 영화 중 하나로 꼽는데, 그 회심의 후속작들이 이렇게 한 시즌용 공산품 쯤으로 그 수명을 이어가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섭섭하다. 연출 제이크 캐스던각본
기대되는 가상현실 게임, 앨리스VR
By 자그니 블로그 : 거리로 나가자, 키스를 하자 | 2016년 8월 15일 |
2016년 10월 출시 예정인 신작 VR 게임, 앨리스 VR의 새로운 트레일러가 공개됐다. 제작사는 카본 스튜디오. 오큘러스 리프트 및 바이브 동시 대응. 기본적으로 가상 현실에서 퍼즐을 푸는 게임이지만, 그래픽이 상당히 아름답다. 애시당초 가상현실용 PC들이 상당히 고사양인 것은 맞지만, 그래도 이런 그래픽을 가상 현실로 즐길 수 있다니 기쁘다. ...물론 나는 가상현실용 PC도 헤드셋도 없긴 하지만. 이야기는 주인공이 추락한 미지의 행성에서 시작한다. 추락한 행성에서 떠나려는데, 갑자기 그 별의 주민들이 사라져버렸다. 사라진 주민을 찾기 위해 여러가지 퀴즈를 풀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내용. 이야기 자체는 전형적인 편이긴 하지만... VR만의 독특함을 살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로스트 인 더스트 Hell or High Water (2016)
By 멧가비 | 2017년 7월 25일 |
서부극 은행강도물인 척 짐짓 시작하지만 껍데기 깐 알맹이는 가족 드라마다. 저 둘이 은행강도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에 던져진 인물이라 할지라도 이야기는 대강 성립한다. 형제애, 그것도 사막의 지렁이처럼 살려고 버둥대면서도 절대로 져버리지 않는 형제애를 다룬 이야기. 그럼에도 그것을 과시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는 [태극기 휘날리며]와도 같은 이야기이지만 그 보다 덜 수사적이다. 세련되려고 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세련됐다. 어쩌면 동시에 미국이라는 세계관에 대한 염세적 자조이기도 하다. 땅의 원래 주인이었던 코만치족의 후예든, 미국을 일으킨 텍사스 백인의 후손이든 지금은 모두 똑같이 버려진 땅에서 말라 비틀어지다 못해 모래 바람처럼 스러져 가고만 있다. 가난 대물림의 연쇄를 끊고 싶어서 선택했다는
엑시스텐즈 eXistenZ (1999)
By 멧가비 | 2016년 12월 13일 |
영화는 일종의 가상현실 체험 게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아닌듯 묘하게 인체의 어딘가를 닮은 역겨운 외형의 게임기 '포드'는 탯줄처럼 생긴 케이블을 이용해 인간의 중추신경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마치 샌드박스 오픈월드 게임처럼 룰과 미션이 주어지지 않은 채, 유저의 자유의지와 창의력으로 할 일을 찾아 해결해야 하는 방식의 시뮬레이션 게임 속에서 가장 첨예한 대립은, 게임을 만드는 자와 게임을 악마의 것으로 간주해 반대하는 자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영화 자체도 그러하거니와, 특히 게임의 진행은 맥거핀과 모호한 상징성으로 가득하다. 마치 관객의 이해와 해석을 원천적으로 거부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물론 영화가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부분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게임의 모호한 성질과 관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