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3,4회 잡담
By 오즈의 자유로운 정신 | 2014년 3월 28일 |
이건 꼭 3,4회에 해당되는 얘기는 아닌 것 같지만. 1. 난 선재네 집이 정말 정말 매우 무척 아주 맘에 들었다.그렇게 리얼한 다세대주택, 상가 겸용 주택 또는 옥탑방을 설치해 낼 수 있는 저 미술팀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완전 3D에 계란판 방음 장치, 계단, 벽에 가득한 악보, 그 좁은 화장실.그런 세트 원래 감독들이 안 좋아 한다. 진짜 찍기 힘들 거든, 그 안에서. 그래서 되도록이면 궁상 맞은 집도 촬영 편하게 한편으로는 그림되라고 예쁘게 지어놓곤 한다. 밥상머리가 가장 흔하고.근데 이건, 진짜 당장 나 어렸을 때 서울에 흔하게 있던 그런 집이 보였다. 누추한 욕실 겸 화장실. 거기서 머리 박고 머리 감는 선재.쥐가 나오는 옥탑방, 게다가 쥐끈끈이가 발에 붙는재앙을 나중에는
0408 밀회
By sin prisa sin pausa | 2014년 4월 11일 |
기다리는 드라마가 있다는 것은 일주일의 흐름이 더 느리게 느껴진다는 것. 어느땐가 나를 가지고 이리저리 장난을 치던 '연하남'에게 '나는 밀당 싫어해.'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녀석은 한참 어렸지만 슬슬 꼬리를 치는 것이(!) 여우같았고 난 그의 '순수하지 못한' 모쏠남의 모습에 넌더리가 났었던 것 같다. 그 당시 나는 생각했다. 여자를 모르니, 이렇게 기분나쁘게 여자를 가지고 놀수도 있는거구나. 내가 좀 가르쳐줄까. 우습게도, 그녀석은 나보다 한참 어린, 그러나 그보다 연상의 여자를 만나 연애중이며 나는 혼자다. 그녀석이 선재처럼 내게 돌직구를 날렸더라면, 그리고 그것이 마음에 야들야들 다가오면서도 싫지 않은 솔직함으로 돌돌 쌓여 있었다면 나는 분명, 혜원 처럼 넘어갔을것이다. '내 마음을
0414 밀회
By sin prisa sin pausa | 2014년 4월 15일 |
그래서 이제 나는 네 집을, 너라는 애를, 감히 사랑한단 말은 못하겠어. 다만, 너한테 배워볼게. '그래서 이제 '까지 타이핑을 할 때 혜원은 '널 사랑해보겠어' 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지 모른다. '이제'라는 말과 어울리지 않은' 못하겠다'는 술어의 모순은 혜원의 마음이 너무나도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몇번이고 바뀌는 마음. 선재를 향해 질주하는 마음과 스타카토처럼 잠깐 잠깐 끊어 돌아오는 이성의 사이에서 혜원은 갈팡질팡중이다. 다음 날 아침에 있을 이사장과 영감과의 아침식사를 잊었을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파르고 미끄러운 계단을 꾸역꾸역 올라가는 혜원의 가녀린 발과 어딘가모르게 결의에 찬 듯한 얼굴이 묘하다. 피아노실, 수줍은듯 '연애편지'라고 말하는 혜원의 목소리와
밀회 1,2회
By 오즈의 자유로운 정신 | 2014년 3월 24일 |
jtbc의 드라마 밀회를 보았다.그 드라마가 나를 자극하는 점은 무언가.항상 내가 무언가에 빠지게 될 때 왜, 무엇이 나에게 어필하는가를 분석하는 게 재미있긴 하다. 1. 음악이 진짜 좋다. 연주가 좋다. 같은 음악, 예를 들어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환상곡을 유투브에서 찾아 들었는데 감흥이 덜하다. 아마도 숨어 있는 진짜 피아니스트의 곡해석이 나랑 맞나 보다. 가요 하나도 안들어가고. 아니 가요가 아니라 팝송이래도. 가사가 없이 연주만 있는 클래식 음악이 드라마를 수놓은 게 좋다. 나는 아무래도 가사에 신경을 쓰는 타입이라 가사가 후지면 다 후져 보인달까. 클리쉐로 변하기가 쉬운데 이건 연주뿐이니 해석의 가능성이 다양해져서 좋은가보다. 2. 유아인의 이선재 연기가 좋다. 김희애 얘기는 안하련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