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갑무적 마리아 鐵甲無敵 瑪利亞 (1988)
By 멧가비 | 2016년 6월 26일 |
당시 '월간 우뢰매'등 여러 매체의 홍보성 특집 기사에는 서극의 연출작이라는 사기성 문구와 함께 '여자 로보캅'이라는 간판이 줄기차게 사용됐다. 아마 대다수의 관객이, 엽천문이 사고 후 사이보그로 개조되는 영화인 줄 알고 봤으리라 짐작한다. 그러나 사실은 메탈 재질의 로봇 몸체에 사람 얼굴이 붙어있는 조형적 이미지만 제외하면 차용의 흔적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전혀 무관한 영화. 즉, 엽천문은 굳이 1인 2역을 할 필요 조차 없었다. 그냥 엽천문 얼굴을 한 로봇도 보여주고 싶고, 캐주얼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던 영화의 노림수일 뿐이었겠지. 무단 도용이라는 개념이 희박하던 시기. 이런 저런 작품들의 이미지를 베껴다 쓰고 있는 잡탕같은 영화인데,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1호기 로봇은 자쿠의 이미지와 미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컷), 1982
By DID U MISS ME ? | 2017년 10월 9일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바로 그 영화. 대단한 SF 영화라고 하길래 10여년 전에 봤다가 된통 당하고 고이 접어뒀던 바로 그 영화. 드니 빌뇌브 때문만 아니었다면 앞으로도 두고두고 꺼내보지 않았을 바로 그 영화. 근데 어째 10여년 전의 기억 속 그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꽤 괜찮다. 어쩌면 내가 봤던 버전이 이 파이널 컷 버전이 아니었을지도. 일단 극장판의 그 희망적인 엔딩은 본 기억이 없으니 감독판일 확률이 높겠다, 싶었는데 어라? 찾아보니 감독판과 파이널컷 버전 사이 내러티브적인 차이점은 거의 없다고 한다. 햐... 이건 그냥 10여년 전의 내가 성의 없는 관람을 했을 뿐이라는 것인가. 다시 보니 여러모로 익숙한 이미지들이 많은데, 내가 다른 매체들에서 봤던 그 익숙한 이미지들이 사실상 이 영화
패신저스 Passengers (2016)
By 멧가비 | 2017년 3월 13일 |
동면기의 기능 고장에서 시작된 이야기. 생각해보면 소재 자체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재난물 가운데서도 정말 SF 장르와 밀접한 형태다. 동면기가 나오는 영화는 많은데 그 동면기가 말썽을 일으켜 이야기가 시작되는 영화를 내가 전에도 본 적이 있었나 생각해봤는데 답을 못 찾았다. 극한 상황에서의 윤리적 고민이나 스톡홀롬 증후군 등 생각해 볼 소재가 많지만 영화는 그것들을 한국식 이자까야에 걸린 일본화 족자처럼 적당히 분위기만 내는 장식 이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짐이 오로라를 살린 셈이라는 결과론적인 모순의 인과관계에도 무심하다. 사고가 아니라, 의도해서 짐을 깨워놓고 숨어서 관찰하는 제 3의 인물이 있다거나 하는 식의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반전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던 와중 타이밍 좋게 등장한
죠시즈(女子ーズ.2014)
By 뿌리의 이글루스 | 2015년 12월 5일 |
2014년에 후쿠다 유이치 감독이 만든 코믹 전대 영화. 내용은 찰스 사령관이 아카키 나오코, 아오타 미카, 키카와다 유리, 미도리야마 카노코, 콘노 스미레 등 다섯 명의 여자들을 새로운 레인저로 발탁해 ‘죠시즈’란 이름을 붙이고 지구의 평화를 위협하는 괴인과 맞서 싸우게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후쿠다 유이치 감독이 협조성 없는 아내를 보고 이런 여자로 전대물을 만들면 재밌겠다는 발상에서 만든 전대 히어로 풍자 코미디다. 작중 레인저들의 팀명인 ‘죠시즈’는 여자들이란 뜻으로 여자 레인저라서 대충 지은 이름이며, 멤버들 자체도 이름에 색깔을 뜻하는 단어가 들어간 사람을 랜덤으로 뽑은 거다. 레인저 색깔부터 레드, 옐로, 그린, 블루, 네이비라서 네이비/블루가 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