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 V (1983 - 1984)
By 멧가비 | 2021년 3월 23일 |
누가 쓴 어떤 작품의 리뷰도 절대로 객관적일 수 없다. 그런데 그 와중에서도 3자적인 관점으로 평가하는 게 특별히 어려운 작품들이 있다. 주로 뿌연 유년기의 기억에 각인처럼 남아있는 작품들에 대해서 그럴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드라마가 그 중 하나인데, 아주 어린 시절이라 뭔가를 느끼고 생각할 틈도 없이, 마치 원숭이가 인간의 TV를 눈으로 보면서 기계적으로 뇌에 기억만 하듯 그렇게 무의식 깊숙한 곳에 기억을 남긴 드라마다. 하지만 유년기에 접하게 되는 그런 보통의 픽션들과 달리, 이 드라마에 한해서만큼은 추억이 실체를 부풀리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 단지 추억의 드라마, 라는 이름으로 포장할 필요도 없이 충분한 걸작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기억과 달리 실제로는 미니 시리즈 2부작, 그리고
리포 맨 Repo Man (1984)
By 멧가비 | 2017년 1월 16일 |
![리포 맨 Repo Man (1984)](https://img.zoomtrend.com/2017/01/16/a0317057_587c9f952fe43.jpg)
주인공 오토는 학교를 때려치우고 펑크족들과 어울리지만 그렇다고 펑크족은 아닌 어중간한 소년이다. 우연히 만난 전문가 '버드'의 소개를 통해 할부 대금 미납 차량을 강제로 회수하는 '리포 맨'이 되는데, 폭력과 위법으로 넘어가는 어느 선에 적당히 걸쳐있는, 마찬가지로 어중간한 갱스터 생활에 가깝다. 80년대식 물신주의를 상징하는 "자동차"를 탈취하는 일을 통해 해방감의 찌꺼기를 맛보지만 그나마도 확실하게 뺏는다기 보다는 몰래 훔쳐오는 방식. 어쩌다가는 차를 훔치다가 흑인 모드족들에게 붙들려 얻어맞기까지 하는 등, 오토는 여전히 이리 저리 치이기만 하는 인생이다. 그러던 오토에게 2만 달러의 현상금을 획득할 기회가 주어졌으니 그것은 바로 쉐비 말리부 한 대를 회수하는 일. 영화 도입부에 등장하는 이 수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Terminator Dark Fate (2019)
By 멧가비 | 2020년 12월 28일 |
어차피 2편 이후로는 수준을 논하는 게 의미가 없지만,굳이 말하자면 이번에야말로 정말 없는 게 나았을 후속작을 들고 와서는,나름대로의 오리지널리티라도 갖고 있었던 이전의 후속작들을 전부 무효화한다? 단지 참여한 인물들이 조금 적통에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이거 갑질이잖아. 이전 까지 재밌게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그거 다 아니고 이 쪽이 진짜 후속작입니다,하고 창작 집단이 관객을 상대로 갑질하는 거다. 그럼 재밌게라도 만들던가. 시리즈 진골인 제임스 캐머런이 참여했는데도 이 모냥이면 그냥 이 시리즈에는 답이 없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웃긴 게,그 전에는 마치 가능성이 있었던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애초에 [터미네이터]는 대단치 않은 각본 위에,아놀드 슈월츠네거의 압도적인 스타성을 얹은 결과물이고,전
괴물 (2006)
By 멧가비 | 2021년 2월 11일 |
조롱이 아니라 정말 존중의 의미로서, 영화는 "가지가지" 한다. 봉준호가 괴수 영화를 찍는다고 해서 일단 놀라고, 그 배경이 내가 자란 동네라고 해서 또 놀란다. 영화가 시작한다. 어지간한 헐리웃 괴물 영화였으면 아직도 등장인물들 소개하고 있을 시간인데 여기선 다짜고짜 괴물부터 튀어 나온다. 그런데 대낮이다. 봉준호 엇박자 세계관에 들어온 괴물은 그렇게 줄줄이 이어지는 깜짝쇼로 인상깊게 데뷔한다. 씩씩해 보이던 첫인상과 달리 이 한강 괴물은 사실은 너무나 외롭고 애처롭다. 한강에 트럭만한 괴물이 나타난 미증유의 대사건, 하지만 사람들은 엉뚱한 시위만 할 뿐 괴물이라는 게 아예 출현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군다. 이토록 세간으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한 괴수가 또 있었나. 심지어 이름 조차 없잖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