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k : 멜크,「장미의 이름」이 시작되는 곳
By sweet doing nothing | 2016년 2월 24일 |
「 ― 중략. 가련한 죄인의 삶이 이윽고 막바지에 이르고 보니 이제 내 머리는 백발…….바야흐로 바닥 모를 침묵의 심연과 신성이 떠난 암흑에서 미아가 될 날을 기다리는 한편천사의 은혜인 지성의 광명에 의지하고 세상과 더불어 나이를 먹는다.늙고 병든 육신을 여기 안온한 멜크 수도원의 독방에 가둔 나는 지금 소시적에 우연히 체험하게 된저 놀랍고도 엄청난 사건의 기록을 이 양피지에다 남겨 놓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장미의 이름」의 프롤로그 中 / 도서출판 열린책들 / 1993년 판 / 이윤기」 정확히는 소설「장미의 이름」이 시작되는 곳이자 끝나는 곳이다, 오스트리아 멜크에 있는 베네딕트파 수도원은.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은 것은 대학 다닐 때였다.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교양과목(아
사할린, 이 가을의 자작나무 숲을 겪고 왔다
By sweet doing nothing | 2018년 10월 11일 |
이 계절, 그곳을 간 이유는 단 하나였다. 가을 한가운데의 자작나무 숲을 겪기 위하여.2년 전의 시베리아에서는 그 가을의 자작나무 숲을 제대로 겪지 못하고 왔었기에 앙금 같은 것이 남아있었던 듯. 찾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정보도 그닥 없고 그만큼 여행객도 많아 보이지 않던 사할린, 관광객이 많은 곳에서 조금 비껴난 그곳을 굳이 찾은 건 그 때문이었다.가장 가까이에서 온전한 자작나무 숲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일 듯 하여.결과적으로 하루 3만보씩 그 숲과 가로수의 도시를 헤매고 다녔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3박 5일이었다고 자평한다.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았지만 그 이상이었던. 호텔 창밖으로 바로 보이던 자작나무 숲. 만추였다. 3박 5일, 온전히 그곳에 있던 건 4일 뿐이었고 그 중 이틀은 완벽하게
러시아 하바롭스크 : 정육점의 그 아재는 상남자셨재
By sweet doing nothing | 2017년 3월 18일 |
오늘은 어무이 생신케이크를 저녁에 먹게되는 이유로 아침 커피 때는 간단한 달달구리로 대체했다.그래서 오늘의 포스팅은 걍 넘어가려 했는데 그래도 1주일에 한 번 하던 거, 좀 섭한 기분에 오랜만에 여행 쪽 포스팅 한 번 남겨보기. 하필이면 왜 하바롭스크 중앙시장? 이라 물으면 이유가 있지요ㅎㅎ 러시아 하바롭스크는 딱히 의미를 두고 간 곳은 아니었다. 귀국 전의 기착지라고나 할까.꼴랑 2박을 했는데 온전히 다니는 하루 동안,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비를 맞아봤다. 그 빗속에 우산을 들고 찾아간 곳은 중앙시장. 여행지의 시장구경은 재미있잖여. 중앙시장 건물 내부를 2층에서 본 정경.물론 중앙시장은 저게 전부가 아니다. 중앙시장 본관 건물 안이 저렇다는 거지 이 건물 외부에는 웬갖 가판대부터 시작해서 상점
Aleppo : 알레포, Syria
By sweet doing nothing | 2016년 8월 20일 |
시리아의 알레포는 내가 처음으로 발 디뎌본 중동의 도시였다. 여기에서 중동의 도시란 아프리카가 아닌 아라비아 반도에 위치해 있으며 터키나 이집트처럼 상대적으로 서구화된 날라리 이슬람(..) 국가가 아닌 곳을 의미한다.터키 동부 에르주름 Erzurum 으로부터 약 10시간 가량 밤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었는데 많지 않은 승객을 태운 밤버스에 동양 여자는 달랑 나 하나였다. 거주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 여행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은 거의 양인들이었고 동양인은 나랑 일본 남정내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새벽 3시 쯤, 한참 잠을 자다가 눈을 뜯으며 일어나 국경검문소에 다달았다. 당연히 출입국 수속을 해야했고.그 새벽, 굉장히 황량했던 출입국 관리소는 뿌연 형광등이 새하얗게 켜져 있었고 경계선 같은 카운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