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즈 Toys (1992)
By 멧가비 | 2017년 12월 12일 |
장난감 회사 '지보'의 생산 시설은 현실 속 공장이 아닌, 어린 아이들의 꿈 속 놀이동산을 더 닮았으며 지보의 직원들은 짓궂은 가짜 토사물 모형을 놓고 회의한다. 사망한 지보 회장의 무덤에는 가짜 웃음 주머니가 들어있고, 장난감 오리 가족이 길을 건너기 위해 인간은 길을 멈춘다. 경비원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트릭에는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 회화가 패러디된다. 인간을 닮은 안드로이드와 카모플라주가 특기인 군인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영화. 꿈과 동심이라는 것, 그것을 상징하는 '장난감'이라는 텍스트는 결국 현실을 잠시 대체하는 '시뮬라크르'일 뿐임을 영화는 짐짓 감추고 달콤한 색깔의 플라스틱들로 시선을 가린다. 그리고 여기에 군국주의에 대한 메타포가 대립각으로 뛰어든다. 죽은 지보 회장의
2022 크리스마스 특선영화 편성표 OCN movies
By Der Sinn des Lebens | 2022년 12월 23일 |
나홀로 즐거운 집에
By DID U MISS ME ? | 2021년 12월 29일 |
오랜만에 만든 직계 후속편이라 그런지, 영화는 이야기를 꽤 꼬아놨다. 도둑 vs 꼬마라는 단순함의 미덕을 버리고, 어쩔 수 없었던 불행한 사람들 vs 악랄한 꼬마라는 약자 vs 약자 구도 성립. 전자의 구도였던 전편들은 그저 꼬마를 응원하기만 하면 됐지. 물론 나중에 나이 먹고 성인이 되어서는 케빈의 순수한 폭력성 때문에 범죄자들임에도 그 두 도둑을 응원할 수 밖에 없었지만... 하긴, 그렇게 따지면 그건 고길동도 마찬가지니까 하여튼. 그런데 이번엔 첫 관람임에도 집을 지켜야하는 꼬마보다 그 집을 털어야하는 두 도둑에게 더 마음이 간다. 연민이 생긴다. 그러다 보니 이후로 이어지는 유혈사태들이 더 끔찍하게 느껴질 수 밖에. 물론 그 두 어른이 잘못을 한 것은 맞다. 일단 꼬마를 오해했고, 이후 이어지는
스토커 One Hour Photo (2002)
By 멧가비 | 2015년 7월 28일 |
로빈 윌리엄스의 사이코 연기가 돋보이는 숨은 명작.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한 코미디언으로 기억되며 떠났지만 사실은 그 어떤 사이코보다도 미친 연기를 보여줬던 게 이 영화. 사이코라고 해서 딱히 광기에 휩싸이거나 유혈 사태를 일으키는 것도 아닌, 그저 근원을 알 수 없는 외로움이 퇴적되어 만들어 낸 불쌍한 고독의 괴물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년 만화 파워 인플레처럼 점점 센 악당이 등장하는 구조가 재미있다. 처음에 니나는 남편이 가정에 무심하다는 핑계로 과소비를 일삼는 주부로 묘사된다. 근데 그 '가정에 무심한' 남편 윌이 사실은 진짜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 부부 일이랑 아무 상관도 없는 주제에 괜한 정의감에 불타 납치 사건을 벌이는 시무어가 결국 끝판왕에 등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