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타임즈 Modern Times (1936)
By 멧가비 | 2021년 11월 20일 |
유성영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슬슬 채플린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되는 "떠돌이(The Tramp)"캐릭터. 이 영화도 시작은 떠돌이가 아닌 나름대로 성실한 공장 노동자로 시작한다. [자유를 우리에게]에서 그대로 옮겨온 끔찍한 노동 현장. 그리고 이내 다시 떠돌이로, 시대는 노동자 채플린에게 다시 떠돌이가 될 것을 종용한다. 발작에 가까운 직업병에 시달리고 기계에 집어삼켜지는 끔찍한 일을 겪고 나서도 일자리가 생기면 어디든 달려간다. 그렇게 웃지 못할 코미디로 채플린은 대공황을 스크린 위에 함축적으로 재현한다. 기괴하게 위엄있는 공장, 그렇게 으리으리한 기계 장치들이 있는데도 그 옆에 나사 조이는 노동자들이 줄 지어있다. 이 시점에서 이미 노동자와 기계 장치 사이에 구분이 없는 것이다. 오랜 시
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2017)
By 뿌리의 이글루스 | 2018년 6월 21일 |
![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2017)](https://img.zoomtrend.com/2018/06/21/b0007603_5b2baa06c808e.jpg)
2017년에 데이빗 로워리 감독이 만든 감성 판타지 영화. 내용은 미국 텍사스 주 달라스에서 작곡가 C와 그의 연인 M이 교외의 작고 낡은 집에서 살다가 한밤중에 피아노에서 쾅-소리가 들리는 등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자, M은 이사를 원하고 C가 반대해서 다투다가 C가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나고 M이 혼자 남게 되었는데, C가 영안실에서 일어나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유령이 되어 M과 함께 살던 집으로 돌아와 그녀를 지켜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타이틀 그대로 유령 이야기이고, 주인공은 유령이 된 M으로 하얀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눈구멍만 2개 뚫어놓은 모습이 서양 유령의 전형이다. 하지만 유령을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호러 요소는 전혀 없고, 장르적으로 판타지 감성 로맨스
데드풀 - 레이놀즈의 복면가왕
By 멧가비 | 2016년 2월 21일 |
![데드풀 - 레이놀즈의 복면가왕](https://img.zoomtrend.com/2016/02/21/a0317057_56c90dd0ad69a.jpg)
한 마디로, 라이언 레이놀즈의 복면가왕이었다.슈퍼히어로에 대한 꿈과 좌절을 충분히 맛 본, 사연 많은 레이놀즈가 가면 쓰고 나와 제대로 한풀이를 해내는 인간 승리의 무대. 니콜라스 케이지는 부러움에 눈물 흘렸을까. 슈퍼히어로 장르의 클리셰같은 플롯은 기본으로 깔아뒀지만, 영화는 애초에 그런 것들에 별 관심이 없다. 데드풀이라는 코미디언을 내세워서 아는 사람만 웃을 수 있는 조크 위주의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펼쳤는데, 그게 내 취향엔 꽤 먹혔다. 그러니 악당이 존나 구려도 영화가 재밌을 수 있지. 어차피 데드풀 원맨쇼 사이즈로 만들어 진 영화니까. 영화의 유머 코드는 크게 두 가지인데, 외부의 소재를 레퍼런스로 삼는 다분히 서브컬처적 유머. 그리고 라이언 레이놀즈의 흑역사들을 계속 곱씹는 자조
옥자 Okja (2017)
By 멧가비 | 2017년 7월 6일 |
![옥자 Okja (2017)](https://img.zoomtrend.com/2017/07/06/a0317057_595dd1718d84f.jpg)
구조가 묘한 영화다. [이웃집 토토로]로 시작해서 [아저씨]로 전개되다가 [쥬라기 월드] 냄새도 제법 풍기고. 좋은 말로 버라이어티 하고, 까놓고 말해 좀 조잡하지 않나 싶다. 쓸 데 없이 많은 캐릭터도 영화의 산만함을 거든다. 제이크 질렌할은 없어도 상관 없는 캐릭터가 목소리는 제일 크고, 틸다 스윈튼 쌍둥이 설정은 배우의 연기 과시 이상의 의미가 없다. 영화가 흥미로운 부분은 오히려 다른 데에 있다. 마치 영화가 나에게 심리 싸움을 거는 듯 하다. "이렇게 끔찍한데도 고기 먹을 꺼야?" 하는 사악한 깐족거림이 환청으로 들린다. 심지어 영화 속 인물들이 소시지를 참 맛나게도 쳐먹는다. 관객이 느낄 이런 모순된 감정 자체가 영화의 일부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괜히 두근 거렸다. 영구야 하고 불렀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