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마블 Ms. Marvel (2022)
By 멧가비 | 2022년 10월 28일 |
[샹치]는 중국풍 판타지가 메인 테마고 [문나이트]는 이집트 신화를 끌어왔다. 그리고 파키스탄 커뮤니티를 다룬 드라마까지! 설마 세계 4대 문명을 순서대로 건드릴 요량인가, 그럼 머잖아 이라크인 히어로도 나오는 건가, 라는 잡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집중 안되는 드라마 되시겠다. 틴에이저 소비층에 특화된 슈퍼히어로를 어필하는 디즈니의 끈기가 은근히 대단하다. 유독 MCU의 스파이더맨만이 학창시절을 길게 겪은 것 부터 시작해 그 전에는 [런어웨이즈]나 [클록 앤 대거] 등이 있었고,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면 마블 인수 전에 만든 [스카이하이]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포카혼타스], [뮬란]으로 이어지는 디즈니 특유의, 외부 문화를 구미식으로 이해하려는 오만함이 결합된 괴작이 하나 탄생하고야 만다. 안
가면라이더 포제 仮面ライダーフォーゼ (2011)
By 멧가비 | 2018년 1월 8일 |
가면라이더 시리즈로서는 최초로 고교를 배경으로 한 학원물 컨셉. 게다가 특촬의 역사를 통틀어도 이 정도로 학교라는 배경과 학생이라는 주인공들의 신분들 적극적으로 극의 장치로서 사용한 작품은 유례가 없을 정도다. 수업 종이 울리자 가면라이더와 괴인이 싸움을 멈추고 갈라서는 장면은 그 묘한 엇박자 감각과 설정에 대한 충실함에서 독보적인 재미가 발생한다. 이 정도로 학원물에 충실한 특촬 작품을 나는 [마이티몰핀 파워레인저] 이후로 본 일이 없다. 미국 하이틴물을 벤치마킹한 듯 교내 스테레오 타입들을 소개하는 도입부는 일견 보는 내가 쑥스러울 정도로 이질적인 정서다. 하지만 에고이스트 타입 라이더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주인공 키사라기 겐타로의 "친구 만들기" 플롯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해
스파이더맨 홈커밍 2회차 리뷰 (21017)
By 멧가비 | 2017년 7월 24일 |
첫 관람과 달리 영화가 가친 가치나 고유한 미덕이 눈에 많이 띈다. 벌처를 이 정도 멋진 악당으로 환골탈태 시킨 것만 해도 선배 스파이더맨 영화들에 없었던 업적이랄 수 있겠다. 그린 고블린처럼 세계관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슈퍼스타 악당도 아니고 닥터 옥토퍼스나 베놈처럼 멋있지도 않은, 그냥 독수리 옷 입은 웃긴 노인일 뿐이었던 그 벌처를..팔콘도 이미 그랬듯이, MCU는 웃긴 버드맨들을 멋지게 키워주는 재주가 있다. 이 벌처가 왜 인상 깊은가 하면, 갈 데 까지 가보자며 미쳐 날뛰는 대신 한계를 그어놓고 숨어서 활동하는 뒷골목 형 악당이 영화 시리즈에도 드디어 나왔다는 사실이다. 세계적 기업의 임원임에도 밑도 끝도 없이 활개를 쳤던 오베디아와 비교하면 이 시리즈가 인물에 깊이를 부여하는 수준이 어느
주먹이 운다 (2005)
By 멧가비 | 2016년 8월 22일 |
사업을 잃고 돈을 잃고 가족까지 잃게 생긴 퇴물 복서가 있다. 가진 게 없고 배운 게 없어 때리고 뺏을 줄만 아는 신인 복서가 있다. 남은 게 주먹 밖에 없는 남자와 가진 게 주먹 밖에 없는 남자의 두 갈래 이야기. 중년의 태식은 모든 걸 다 잃었다 생각했지만 아직 자신을 바라보는 어린 아들이 있다. 어린 상황은 앞으로의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지만 마지막 남은 가족인 할머니만은 지켜야한다. 어느 한 쪽이 덜 절박하다 감히 저울질 할 수 없는, 복싱이라는 외피 아래 숨은 인생 끝자락의 구구절절 사연 배틀인 셈이다. 두 주인공은 영화 끝에서야 링에서 처음 대면하고 끝내 말 한 번 섞지 않는다는 구조가 재미있다. 영화를 꽉꽉 채우는 연기파 배우들이 저마다의 롤에서 굵직한 연기력 펀치를 날려대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