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Eva (2011)
By 멧가비 | 2018년 12월 29일 |
자아를 갖게 된 로봇(혹은 다른 어떤 형태의 피조물)이 언제나 반란을 일으키거나 인간을 말살하려는 것만은 아니다. 단순히 자아를 넘어 정서라는 것을 갖게 된 로봇은 사랑을 사이에 두고 인간과 갈등할 수도 있다. 로봇이 인간에게 인간과도 같은 애정을 요구한다면 인간은 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영화에서 알렉스가 집사 로보소 맥스에게 그랬듯 "너의 감정 레벨을 낮추라" 건조하게 명령할 것인가, 아니면 [A.I.]에서의 엄마가 그런 것처럼 그 가련한 인조 휴머니티를 외면한 채로 상처 줄 것인가. 결국 또 한 번의 피노키오 이야기의 변주다. 차이가 있다면, 이 영화의 제페토는 무에서 창조된 피노키오 대신, 사랑하는 여자의 딸을 카피해 소녀 로봇을 만들려는 괴상한 선택을 했다는 것. 그 하나의
[DOS] 드래곤 슬레이어 영웅전설 2 (ドラゴンスレイヤー 英雄伝説 II.1992)
By 뿌리의 이글루스 | 2022년 3월 27일 |
1992년에 ‘日本ファルコム(니혼 팔콤)’에서 PC-8801, PC-9801, PC엔진 슈퍼 CD-ROM, FM TOWNS, 닌텐도 슈퍼 패미콤, 세가 메가드라이브, 소니 플레이 스테이션, 세가 세턴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을, 1996년에 ‘만트라’에서 컨버전하여 ‘삼성 전자’에서 MS-DOS용으로 발매한 작품. 영웅전설 시리즈의 2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전작에서 파괴신 ‘이그나쟈’를 쓰러트린 ‘세리오스’ 왕자가 파렌 왕국의 국왕으로 즉위하고 ‘디나’ 공주와 결혼한 후,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 ‘이셀하사’ 전역에 대지진이 일어나 심각한 피해가 생겨서, 세리오스 왕과 디나 왕비의 아들인 ‘아트라스’ 왕자가 왕위를 계승할 나이인 16살 생일을 앞두고. 부왕 세리오스로부터 세계 각국의 지도
업로드 Upload (2020 ~ 2022) 시즌1,2
By 멧가비 | 2022년 5월 8일 |
우선적으로 칭찬하고 싶은 점은, 이 드라마가 중심으로 삼고 있는 소재, "복제된 자아"에 대해서 할 법한 어설픈 고민같은 것들은 일찌감치 집어치웠다는 사실이다. 유기적 뇌에 담겼던 기억이 디지털로 복제되고 다시 그것을 복제된 유기 신체에 다운로드 하는데도 이 드라마는 그 각각의 개체들을 같은 사람(자아)으로 간주한다. 장 보드리야르 선생이 무덤에서 통탄할 일이지만, 아니 그런 거 다루는 픽션 이미 많잖아요. 여기선 관둡시다. 이런 장르의 영미권 드라마들을 관심있게 섭렵했다면 누구나 눈치챌 수 밖에 없는 사실이지만, 이 드라마, [블랙 미러]를 상당히 공격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굵직한 것만 보더라도, 인간을 별점으로 평가하는 세태는 [추락] 편에서, 인간의 감정과 고통 까지 그대로 복제하는 디지털
지구가 끝장 나는 날 - 시리즈도 끝장났다
By 멧가비 | 2016년 3월 30일 |
![지구가 끝장 나는 날 - 시리즈도 끝장났다](https://img.zoomtrend.com/2016/03/30/a0317057_56fabf17c8a65.jpg)
The World's End (2013) '피와 아이스크림 3부작'으로 묶인다는 건 이 영화가 나올 때 쯤에나 알았는데, 기왕 3부작으로 묶을 거면 전체의 톤이나 퀄리티도 유지해줬으면 좋았으련만. 세 편 중 뭔가 튀고 썩 재밌지도 않다. 톤 자체가 다르다. 전작들에서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가 연기했던 귀여운 얼간이 캐릭터는 없고, 이 영화의 게리 킹은 정말 못난 민폐꾼처럼 보인다. 미묘한 브리티쉬 코미디는 없어지고 쓸 데 없이 화면 때깔만 좋아졌다. 액션 장면 물론 멋지게 잘 찍었고 외계인 로봇들을 표현하는 특수 효과 등도 멋지지만, 전작들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보면 이 시리즈에 이런 것들이 굳이 필요했나. 전작들은 진지해서 웃겼는데 이건 그냥 진지하다. 닉 프로스트가 그 동그란 몸으로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