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여행 두번째, 혁명광장과 말레꼰
By 한량 | 2013년 8월 15일 |
아바나의 차들은 늘 반짝거렸다. 알록달록한 색 위로 언제나 볕이 어른거렸다. 여러번 덧바른 칠과, 고심해 맞춰 끼운 타이어들. 에어컨을 기대할 수 없으니 늘 창문은 열려있고, 가끔은 문도 덜컹하고 열렸다. 열심히 달리는 중에도. 그럴 때면 손을 뻗어 문을 훽 잡아당겼다. 물론, 속도는 여전하다. 어느 곳에나 떠돌이 개들이 많았다. 대부분은 얌전하고 조용한 편이어서 꼬리를 늘어뜨리고 살랑살랑 걸어다녔다. 저들끼리 싸우거나 하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개들은 한낮의 소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늘진 틈을 찾아 아무렇게나 몸을 구겼다. 생긴 것은 별반 다르지 않아도 사진 속 개들은 그냥 개가 아니다. 엄연한 경찰견들. 목에는 나름의 신분증까지 달았다. 경찰관들의 뒤를 쫓아 늠름하게 다니다가도 이렇게 누워 더위를 식히
문화 TALK 콘서트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 아바나
By 오오카미의 문화생활 | 2017년 3월 28일 |
지난 일요일 세종M씨어터에서 문화 TALK 콘서트 -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 아바나 편을 관람했다. 작년 12월에 모스크바 편을 재미있게 관람했기에 이번 아바나 편 역시 기대가 컸고 기대했던 대로 예술도 즐기고 쿠바라는 나라에 관한 지식도 축적할 수 있는 알찬 시간이었다. 아바나(Habana)는 쿠바의 수도다. 쿠바는 스페인의 식민지였다가 피델 카스트로에 의해 1959년에 공산화되었다. 카스트로는 49년간이나 독재를 하다가 2008년 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좌를 물려주었다. 대부분의 공산주의 국가가 그러하듯 쿠바 역시 공산화되고나서 경제가 몰락했다. 2015년에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선언한 후 외국자본이 쿠바에 몰려들고 있어 물가가 상승하는 등 쿠바는 격변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쿠바 배낭여행 (12) 말레콘에서 분노폭발
By Everyday we pray for you | 2013년 12월 11일 |
(11) 알프레도 어쩌구 편에서 이어짐 알프레도와 헤어진 뒤, 술기운을 없애기 위해 좀 걸었다. 회랑을 따라 걷고 있는데, 뜬금없이 어떤 아저씨가 말을 걸었다. 아저씨 : 코레아나! 나 기억해? 어? 내가 코레아나인걸 어떻게 알지? 발걸음을 멈춰서서 얼굴을 가만히 살펴보니 오늘 아침 만났던 페소 음식점 길잡이 아저씨였다. 반가운 마음보다도 이야, 이 아저씨도 진짜 징하게 이 근방에서 사람들 노리는구나, 내가 처음부터 나 돈 없다, 페소 쓰는 음식점으로 가자고 말하지 않았으면 아까처럼 돈 뜯겼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 : 내가 오늘 저녁에 공연을 하는데, 시간 나면 여기로... 나 : 나 바뻐. 술 먹어서 기분도 별로야. 갈게. 말이 끊겨 무안해하는 아
쿠바 배낭여행 (1) 어서와, 쿠바는 처음이지?
By Everyday we pray for you | 2013년 10월 18일 |
해결되지 못한 문제, 골머리 썩히는 갈등, 미련과 아쉬움, 스스로에 대한 한심함, 기타 등등 여러가지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채 공항에 도착했다. 토론토에 처음 도착했을 때 이용했던 피어슨 공항. 4개월 만이지만 별로 반갑지도 않았다. 머릿속이 복잡한 탓이렸다. 하숙집에서 나오기 전, 룸메인 무비몬에게 편지를 받았다. 무비몬과는 손 붙잡고 캐나다에 함께 온 사이지만, 같이 사는 건 이 날이 마지막이었다. 체크인(내가 고른 항공사 썬윙Sunwing은 체크인 마감이 탑승 1시간 전임. 이티켓에 강조표시가 되어있던게 기억나서 끄적끄적)을 하고 보딩패스를 받은 뒤, 무슨 눈물빼는 내용이 적혀있을까, 암만 감동적인 내용이 적혀있어도 울진 말아야지 하고 봉투를 뜯었다. 봉투를 뜯자마자 가슴이 울컥했다.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