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왕 A King In New York (1957)
By 멧가비 | 2021년 11월 22일 |
찰리 채플린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은 아쉬운 작품인 것은 맞다. 특유의 해학과 페이소스는 사라지고, 매카시즘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면서도 조금 속좁아 보일 정도로 노골적이고 직접적이다. 전권이 보장되던 헐리웃 스튜디오 시절과는 환경이 달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물론 채플린이라는 장르, 혹은 그 이름으로 만들어진 세계관 안에 포진된 워낙에 걸출한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단품으로 떼어놓고 보면 충분히 훌륭한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채플린에게 기대할 법한 무언가들이 없을 뿐이지, 대신 그 빈자리에는 시대를 앞서간 날카로운 풍자가 있으니 말이다. 유명하기만 하다면 그게 누구든 일단 소비하고 착취하는 매스미디어의 속물적 속성에 대한 풍자는 훗날 [네트워크],
찰리와 초콜릿 공장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2005)
By 멧가비 | 2018년 1월 19일 |
![찰리와 초콜릿 공장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2005)](https://img.zoomtrend.com/2018/01/19/a0317057_5a618cb779b2a.jpg)
실사화로서는 오리지널에 해당하는 진 와일더 주연의 1971년작 [초콜릿 천국]을 빼놓고는 논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오리지널을 옆에 세워둠으로써 발견되는 차이점으로 인해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로알드 달의 시커먼 동화와도 늘 궁합이 맞았던 버튼이지만, 본작은 진 와일더의 윌리 웡카를 철저히 버튼식으로 분해-재조합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어느 문화권에든 지옥을 다룬 종교화(地獄圖)가 있다. 지옥의 여러 레벨을 소개하며 인간으로 하여금 터부를 상기하게끔 겁주는 목적이 대개인데, 로알드 달의 원작은 과연 아이들의 지옥도(地獄圖)에 다름 아니다. 그 지옥의 우화에서 '야차(夜叉)' 포지션을 담당하는 인물 윌리 웡카에 대해 버튼은 어떤 해석을 내리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포인트. 원작에 근접한 진 와일더
라임라이트 Limelight (1952)
By 멧가비 | 2021년 11월 22일 |
무성영화 시대의 빅 스타, 어쩌면 영화 역사에서 가장 최초의 월드 스타였을 채플린 본인의 유언과도 같은 영화. 이미 그것이 중론이고 나도 그에 동의하지만, 아니 참 아름다우면서도 너무 쓸쓸한 평가다. 조금 부드럽게 말하자면, 완전히 소멸되어버린 무성영화에 대한, 그리고 같이 사라져가는 옛 동료들의 뒤안길에 바치는 위로 쯤으로 해두고 싶다. 전작에서 쌓인 독기를 모두 뿜어낸 듯한 채플린은 다시금 페이소스 짙은 로맨티스트를 연기한다. 이전의 캐릭터들과 차이가 있다면, 여기서의 늙은 광대에게는 더 이상 굶주림과 욕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기억을 가진 늙은 광대 킬베로, 모진 삶을 견뎌내고 인생의 중요한 무언가를 깨달은 노인에게는 이제 다음 세대에게 남길 따뜻한 조언과 양보만이 남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홀리데이 스페셜 The Guardians of the Galaxy Holiday Special (2022)
By 멧가비 | 2022년 11월 26일 |
마블 스튜디오는 디즈니 플러스 런칭 이후 영화 / TV드라마라는 이분법적인 매체 구분에서 벗어나 모회사의 OTT를 이용한 전방위적 컨텐츠 제작에 열정을 보이고 있는데,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명절 특집 스페셜,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특집, 예컨대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의 MCU 버전 쯤 되시겠다. 무섭게 생긴 외계인 두 명이 지구의 로스앤젤레스에 문득 나타나, 게이바에서 술을 진탕 마신 후 관광객 대상 상인에게서 금품을 갈취하고, 유명 영화배우의 저택에 무단 침입해 기물 파손 및 정신 조작을 가해서 납치, 그 과정에서 출동한 경관에게 상해를 입힌다. 이게 어떤 외계인 침공 영화의 플롯이라면 모르겠는데, 타노스로부터 지구를 구했던 외계인 순찰자들이 친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