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Network (1976)
By 멧가비 | 2021년 11월 17일 |
50년대, 텔레비전이 널리 보급된 이후 가정에서의 일상은 경천동지하게 패러다임이 바뀌고 만다. 이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그림을 보면서 같이 울고 웃게 되고야 만 것이다. 90년대 인터넷 보급도 그 변화에는 비할 바가 못 될 것이다. 그렇게 텔레비전은 단지 매체로서 화려하게 등장했을 뿐 아니라 매체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삶을 뒤집어 놓았다. 장 보드리아르가 "시뮐라시옹" 이론을 통해 경고한 현상을 실제로 세상에 구현한 것이 바로 텔레비전. 텔레비전은 실제 삶을 기록해 보여주는 대신 어떠한 "경향"을 인위적으로 재구성해 대중에게 보여주고, 시청자는 그것들 받아들여 실제 삶에 반영하게 된다. 미디어가 삶을 반영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미디어를 흉내내는 현상, 가짜가 실체를 대체하는 상황
슬립어웨이 캠프 2: 언해피 캠퍼즈 (Sleepaway Camp II: Unhappy Campers.1988)
By 뿌리의 이글루스 | 2022년 1월 18일 |
1988년에 ‘마이클 A 심슨’ 감독이 만든 슬래셔 영화. 슬립어웨이 캠프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전작의 ‘아라왁 캠프장’ 살인 사건이 벌어진 후 5년의 시간이 지난 뒤, ‘안젤라 베이커’가 ‘안젤라 존슨’으로 이름을 바꾸고 ‘롤링 힐스’ 캠프장의 상담사로 취업을 했는데. 캠프에 참가한 사람들을 몰살하는 이야기다. 전작은 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는 엔딩이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이라서 호러 영화사에 기록으로 남길 만했는데. 후속작인 본작은 이미 주인공의 정체가 전작에서 밝혀졌기 때문에 반전 같은 게 1도 없다. 단지, 전작의 주인공인 ‘안젤라’가 본작에서는 5년 후의 성장한 모습으로 나와서 사람을 죽일 뿐이다. 진짜 너무 대놓고 죽여대는 바람에 잔인한 장면이 많은 것에 비해
[전단지] 아이, 토냐
By EST's nEST | 2018년 3월 4일 |
미국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였던 토냐 하딩의 이야기를 그린 <아이, 토냐> 전단. 토냐 하딩은 '트리플 악셀에 성공한 첫 번째 미국 여성 스케이터'로 이름을 높였으나, 당대의 라이벌인 낸시 케리건이 습격받은 소위 '토냐 하딩 사건'으로 인해 본인이 몰락한 것은 물론이고 당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미국 피겨스케이팅의 인기마저 완전히 무너뜨릴 정도의 영향을 미쳤다. (90년대 초반 스포츠계를 발칵 뒤집었던 일대 사건이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다루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이 연출한 본작에서 타이틀 롤인 토냐 하딩 역은 마고 로비가 맡았다. 영화는 실화에 기반한 블랙코미디라고 하는데, 여러 홍보물들을 보면 마고 로비가 은근히 도발적인 표정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전반적으로
롤러코스터 (2013)
By 멧가비 | 2016년 11월 23일 |
여객기라는 건 생각해 보면 굉장히 특수한 공간이다. 다수의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는 점에서는 버스나 열차에 비유할 수 있지만 비행기는 중간에 내릴 수가 없다. 같은 곳에서 탄 사람들과 같은 곳에서 내린다. 그런가하면 같은 공간 안에 승객들 끼리만 모여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영화 속 상황처럼 비즈니스 석 이상이라면 "승무원"이라는 접객 노동자들의 존재로 인해 마치 호텔과 같은 숙박 편의 시설의 형태도 일부 띄게 된다. 하지만 호텔처럼 벽과 문으로 타인과의 거리를 둘 수가 없다. 여객선처럼 운신의 폭이 넓은 것도 아니다. 여객기는 좋든 싫든 같은 곳에서 탄 사람들과 마지막 까지 가야한다. 처음 부터 끝 까지 불특정 다수의(특히 이 영화처럼 어딘가 한 군데 씩 비정상적인) 사람들과 한 공간 안에 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