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NASA)가 만든 첫번째 현장 연구소인 메릴랜드 고다드 우주비행센터(Goddard Space Flight Center)
1958년 7월말에 설립된 미국 항공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즉 나사(NASA)는 DC에 있는 본부를 제외하고, 현재 10곳의 현장 시설에 해당하는 '필드센터(field center)'를 가지고 있다. 그 중 4곳은 전신인 NACA(National Advisory Committee for Aeronautics)로부터 물려받았고, 옛날에 방문했던 LA 제트추진연구소를 포함해 2곳은 미군에서 이관되었다. 그래서 나머지 4곳만 나사가 직접 만들었는데, 그 첫번째가 1959년 3월에 문을 연 이제 소개하는 연구소이고, 마지막이 1962년 7월에 가동된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로 여기를 클릭해서 10년전 방문기를 보실 수 있다.
집에서 495번 벨트웨이 고속도로를 타고 DC의 북쪽으로 우회해서 메릴랜드(Maryland) 주의 그린벨트(Greenbelt) 마을에 있는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를 일부러 찾아왔다. 당연히 보안이 철저한 센터 내부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출입구 왼편에 만들어진 안내판을 따라 비지터센터만 잠깐 방문을 해보는 것이지만 말이다.
견학을 온 아이들이 있는지 넓은 주차장에는 노란 스쿨버스 한 대와 다른 차량 몇 대만 세워져 있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이 연구센터 산하 시설들의 방향과 거리를 표시한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지난 봄에 다녀왔던 애서티그 섬(Assateague Island) 국립해안 여행기의 마지막에 잠깐 소개했던 월롭스 발사장(Wallops Flight Facility)의 이름도 보인다. 이제 건물 왼편으로 좀 허름해 보이는 입구로 들어가보자~
단체 학생들은 모두 강당에서 설명을 듣고 있어서, 넓은 전시실을 독차지하고 조용히 둘러볼 수 있었다. 이 곳에서 진행된 우주개발 프로그램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렵고, 최근에 진행된 유명한 프로젝트에 대한 전시가 오른편 뒤쪽에 만들어져 있었다.
바로 이 곳에 있는 세계 최대의 클린룸에서 최종 조립이 된 후에 2021년 크리스마스에 우주로 발사되어서, 현재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12조원짜리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 스페이스 텔레스코프(James Webb Space Telescope)를 소개하는 전시이다. 그 망원경이 보내온 우주의 사진들이 크게 벽과 천정을 장식하고 있고, 모퉁이 구석의 투명상자 안에...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우주 공간에 떠있는 작은 '돛단배'같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모형이 들어있다. ♪ 일엽편주(一葉片舟)에 이 마음 띄우고 허~ 웃음 한 번 웃자 ♬ (한 때 위기주부가 좋아했던 이 노래 가사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려나? ㅎㅎ)
지름 1.3m의 육각 반사경 샘플을 가져다 놓았는데, 실제와 같은 금색 코팅에 약간 오목했다. 이 거울 18개를 뒤의 그림과 같이 배열해서 주경의 지름이 6.5m와 맞먹는 반사망원경을 만든 것이다. 거울보다 더 까다로운 부분이 아래쪽 5겹의 차폐막인데... 설명이 너무 길어지니까, 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은 넷플릭스 <언노운> Unknown 시리즈 '우주를 보는 타임머신' 편을 보시기 바란다. 344개의 단일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
1990년에 발사되어서 현재까지도 지구 상공 약 560km에서 작동 중에 있는 허블 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의 모형이 그 옆에 매달려 있는데, 전임자인 허블도 여기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에서 최종 완성이 된 후에 케네디 우주센터로 운반되었다.
허블 망원경은 모형과 같이 우주왕복선과 도킹해서 지금까지 총 5번의 수리를 받았는데, 마지막 2009년 5월에 아틀란티스(Atlantis) 호의 STS-125 미션은 IMAX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유일하게 두 번이나 허블 수리에 투입되었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Discovery) 호의 실물은 여기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그리고,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도 여기서 만들어진 작은 모듈 하나가 도킹되어 있고, 우주정거장에서 진행되는 미국의 여러 실험이나 관측에도 이 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단다.
이외에도 Exploring the Spaces Between, Beyond, 그리고 이 Neighborhood Earth 등의 섹션들에서 이 곳에서 관리하는 수 많은 NASA의 미션 또는 국제협력업무들에 대한 소개를 볼 수 있었다.
그 중에는 태양 관측도 있어서 솔라리움(Solarium)이라는 작은 암실에서는 자외선으로 찍은 태양의 활동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었는데, 음향효과까지 더해져서 뭔가 몽환적인 느낌을 받으며 감상했다.
연구 센터의 이름은 미국의 물리학자로 '로켓 공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버트 고다드(Robert H. Goddard)에서 유래했다. 의외로 그에 대한 전시는 통로 한쪽에 대충 놓여진 이 흉상이 전부였는데, 새겨진 라틴어 Approximavit Sidera의 뜻은 "He approached the stars"라 한다. 그는 일찌감치 1919년에 액체연료 로켓(liquid-fueled rocket)으로 사람이 달까지 갈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지만, 뉴욕타임스가 "고등학교 수준의 과학도 모른다"고 사설로 비판할 정도로 시대를 앞서 간 사람이었다.
1923년 3월 16일, 그가 메사추세츠 어번(Auburn)에서 세계 최초의 액체 로켓을 발사하기 전 사진으로, 1945년에 62세로 죽을 때까지 로켓 연구에만 매진해서 20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지만, 생전에 미국 내에서는 그 업적을 인정 받지 못했다. 오히려 당시 적국인 나치 독일에서 고다드로부터 영감을 받아 V-2 로켓을 개발한 베르너 폰 브라운(Wernher von Braun)이 전후 미국에 귀화해서 NASA의 책임자로 새턴 로켓을 만들었다. 그 후에 인간의 달착륙을 실현시킨 아폴로 11호가 1969년에 그 액체 로켓으로 발사된 다음 날에야, 뉴욕타임스는 고다드에 대한 공식 사과문을 신문에 싣게 된다.
비지터센터를 통과해서 로켓 정원(Rocket Garden)으로 나가면 먼저 아폴로 사령선의 모형과 몇몇 로켓들이 보인다.
Sounding Rockets라 되어 있어서 무슨 '소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대부분 고체연료를 사용해서 간단히 발사할 수 있는 관측 로켓을 그렇게 부르는 것이었다. (동사 sound가 배에서 추를 내려서 물의 깊이를 측정한다는 뜻이 있다고 함!)
정원의 중앙에는 1960년대초에 개발된 델타 로켓(Delta Rocket)이 세워져 있는데, 아무래도 페인트 칠을 새로 한 번 해야할 듯 했다.
Orbits Interweave라는 모빌같은 설치미술 작품도 하나 있지만, 쇠공이 너무 무거워 보여서 잘 움직이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 뒤쪽으로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실제 연구소 건물들이 보이는데, 약 40개의 건물에 과학자 2천명을 포함해 약 1만명이 근무하고 있단다.
왠지 장사가 잘 안 되는 공원 매점처럼 보이던, 별도로 만들어져 있는 기념품 가게를 마지막으로 들어가 봤다.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National Air and Space Museum)에서도 팔던 우주 식량을 든 우주인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고, 그 다음에는 앞에 잔뜩 놓여있는 각종 레고들... 1990년부터 NASA와 협력해서 새턴V 로켓부터 우주정거장까지 많이 구현되었는데, 최근에 출시된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레고 테크닉 제품도 입구에 놓여 있었다. "이제 5년만 더 기다리면, 크리스마스 선물로 또 레고를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앞서 이정표를 다시 올려다 보니 'White Sands Complex, NM / 2,023 miles'라 적혀 있는게 반가웠다.^^ 미서부 뉴멕시코 주의 화이트샌드 내셔널파크(White Sands National Park)가 미국의 우주개발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해서 위기주부가 만든 해당 국립공원 완전정복 소개 동영상을 보시기 바란다~ 이상으로 지난 여름에 한국 대통령도 방문했었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둘러보기는 마치고, 이제 바로 근처에 있는 '미국의 수도에서 가장 가까운 캠핑장'으로 유명한 메릴랜드 주의 국립 공원을 찾아간다.
캐피탈휠(Capital Wheel) 관람차와 조각작품 등으로 유명한 메릴랜드 내셔널하버(National Harbor)
캘리포니아 LA에서 살 때는 자동차로 다른 주(state)를 만나려면 동쪽으로 4시간쯤 달려서 아리조나 또는 네바다를 가거나, 북쪽으로 10시간 이상을 달려서 오레곤을 가야만 했다. (가장 가까운 경계인 남쪽으로 2시간 거리는 다른 나라인 멕시코^^) 그래서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다른 주를 자동차로 하루에 다녀온다는 것이 쉽지 않으니까, 주가 바뀌면 뭔가 거창한 여행을 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 북부 버지니아에서는 앞으로 차례로 소개되겠지만, 다른 주들을 2시간 정도의 운전으로 갈 수가 있고, 특히 같은 생활권이라 할 수 있는 메릴랜드(Maryland) 주는 가까운 강만 건너면 된다.
수도 워싱턴에서 '내셔널' 크리스마스 트리를 구경하고는 남쪽으로 20분 정도 달려서, 이름만으로는 컨테이너들이 가득한 미국의 '국가적 항구'로 오해하기 십상인 메릴랜드 주의 내셔널하버(National Harbor)로 왔다. 먹구름 아래로 비추는 해질녁의 주황 햇살이 반사되는 저 수면은 바다가 아닌 포토맥 강(Potomac River)이고, 강 건너의 육지는 버지니아(Virginia)로, 처음에 내셔널하버라는 이름만 듣고는 LA의 롱비치같은 컨테이너 항구를 생각했다가 완전히 한 방 먹었다~
물론 요트가 몇 척 떠있으니 항구(harbor)가 맞기는 하지만, 그 이름도 거창하게 '내셔널' 하버로 불리는 이유는... 1980년대까지 옛날 플랜테이션 농장이 남아있던 자리를 2000년대 들어서 강가의 리조트로 개발을 하면서, 이 소규모 개발지역의 공식적인 지명을 National Harbor로 새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형 관람차 뒤쪽으로 포토맥 강을 건너는 큰 다리가 보이는데, 인터스테이트 95번 겸 495번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Woodrow Wilson Memorial Bridge로 버지니아 출신의 제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쯤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아래의 지도를 한 장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파란색의 포토맥 강 동쪽에서 마름모로 밝게 표시된 영역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District of Columbia)이다. 그 외의 동쪽은 메릴랜드 주로 National Harbor가 지도 가운데 제일 아래에 보이고, 강의 서쪽은 버지니아 주이다. (구글맵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앞서 언급한 495번 고속도로가 DC를 완전히 감싸고 돌아서 캐피탈 벨트웨이(Capital Beltway)로 불리는데, 한국으로 치자면 서울의 외곽순환 고속도로라고 할 수 있다. 나들이를 다녀와서 이렇게 지도로 복습을 하니까, 이제 이 동네의 지리가 조금씩 이해 되는 것 같다.
관람차가 있는 부두로 연결되는 중심가로 걸어가는데 가로수에 연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놓았다. 처음에는 이 곳의 위치와 분위기를 보고 LA의 산타모니카 바닷가가 떠올랐지만, 내셔널하버는 계획적으로 리조트와 컨벤션센터로 개발된 곳이라는 큰 차이가 있다. 특히 멀리 정면에 유리로 만든 고층건물이 보이는데 2016년에 문을 연 MGM National Harbor 카지노호텔로, 메릴랜드는 미국에서 일반 카지노가 합법인 18개 주들 중의 하나이다.
원래 국가적인 역사나 의미가 있는 장소가 아니라서, 의도적으로 '내셔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가적(또는 애국적?)인 동상과 조형물들을 많이 세워놓는 노력을 했다. 중심가의 아메리칸웨이 야외공원(American Way Outdoor Park) 입구에 해군, 해병대, 육군, 공군, 그리고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국경수비대까지 총 5명의 살아있는 것 같은 동상이 아주 잘 만들어져 있었다.
그 뒤로 바람에 펄럭이는 듯한 성조기 조형물 아래로 American Way를 따라서 여러 유명 인물의 실물 크기 청동조각이 또 서있어서, 강가로 나가기 전에 먼저 저 쪽으로 가서 잠시 둘러보기로 했다.
코로나로 함부로 여기저기 만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워싱턴과 악수를 안 할 수 없었다...^^ 동상을 기단도 전혀 없이 잘 세워놓아서, 정말로 보도블럭 위에 서있는 워싱턴과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 들도록 한 것이 참신했다.
링컨과 나란히 선 지혜인데, 정말로 링컨이 키가 크기는 했나보다~ 사진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책을 들고있는 동상은 메릴랜드 출신의 노예제 폐지론자인 프레더릭 더글라스(Frederick Douglass)로, 노예해방을 위한 웅변과 저술 및 신문발행을 통해 유명해져서, 남북전쟁 때는 링컨의 고문으로 흑인부대를 이끌었고, 미국 역사상 최초로 연방정부의 고위직에 임명된 흑인이다. DC에 있는 그의 집이 국가사적지로 지정이 되어 있어서, 언젠가 방문하게 되면 다시 상세히 소개를 할거라서 여기서는 반쪽짜리 사진으로 넘어간다.
'자동차의 나라'답게 그 다음은 포드사의 모델T 실물과 함께, 맞은편에는 헨리 포드의 동상이 만들어져 있었다.
휠체어에 앉아있는 분은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4선의 제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즈벨트(Franklin Roosevelt)인데, 그 옆에 영국인 윈스턴 처칠은 왜 뜬금없이 '미국의 길'에 등장하셨나? 그리고 사진 제일 오른쪽에 팔근육을 자랑하고 있는 여성분이 보이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에 군수공장에서 일하시던 '로지더리베터(Rosie the Riveter)'의 동상이다. 리벳공 로지에 대해서 더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해서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있는 그녀들을 기리는 국립역사공원을 소개했던 퀵실버님의 여행기를 보시기 바란다.
계속해서 걸어가면 아이젠하워, 루이 암스트롱, 마릴린 먼로 등의 동상이 계속 나온다고 하지만, 어두워지려고 해서 방향을 돌려 저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와 관람차를 구경하기 위해서 다시 강가로 향했다.
역시 떠나온 LA 그로브몰이 생각나게 만들었던, 커다란 원뿔형의 트리 앞에서 가족사진 셀카를 한 장 찍었다. 위기주부의 얼굴이 나온 김에... "블로그 방문하신 모든 분들, 2022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부두로 나가기 전에 강가에 또 유명한 조각작품이 하나 있다고 해서 모래사장으로 내려가 봤는데, 여기서는 어떤 작품인지 한 번에 잘 보이지가 않는다...
왠지 '발꾸락'으로 불러야 할 것 같은 커다란 발가락들은 땅 밖으로 끝부분만 나온 오른발이고, National Harbor 간판 아래쪽에는 꼬마가 올라가 있는 세워진 왼쪽 무릎이 보인다.
오른팔이 땅에서 가장 높이 솟아있고, 덮수룩한 수염이 자란 거인의 얼굴이 겨우 땅밖으로 나와서 거친 숨을 쉬고 있다. "어이~ 까만 옷을 입은 꼬마야... 너 아저씨 눈 밟았어!"
그리고 왼팔은 손바닥만 겨우 모래 위로 올라와 있었다.
잠에서 깨어나 땅속에서 나오려는 거인의 모습을 묘사한 이 작품의 제목은 어웨이크닝(The Awakening)으로, 원래는 DC 내셔널몰 아래 East Potomac Park의 남쪽 끝인 Hains Point에 1980년에 설치가 되었던 작품인데, 2008년에 National Harbor 개발자가 70만불에 구매해서 이리로 옮겨서 설치한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부두를 따라서 강 위에 설치된 캐피탈휠(Capital Wheel)이라 불리는 회전 관람차 가까이 가봤다. 최고 높이 180피트(55 m)의 꼭대기 높이에서는 워싱턴 기념탑까지 보인다고 하는데, 2014년에 설치되어서 나름 여기 DMV(DC-Maryland-Virginia) 지역의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이렇게 버지니아로 이사와서 첫번째 맞는 크리스마스의 오후에, 넓게 잡아서 우리 동네라 부를 수 있는 DC의 내셔널 트리와 메릴랜드의 내셔널 하버를 구경하고는, 495번 고속도로로 포토맥 강을 서쪽으로 건너서 버지니아의 집으로 돌아갔는데, 아무래도 여기 내셔널하버는 새해 돼지꿈을 꾸고 나서, MGM 카지노를 구경하러 한 번 더 와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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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 마르티안(×), 마션(○)을 감상하고...
국립공원청이 직접 관리하는 우리 동네 포토맥(Potomac) 강변의 그레이트폴스 공원(Great Falls Park)
2021년말 기준으로 미국에는 '국립공원'인 내셔널파크(National Park)가 63곳이 있는데, 위기주부는 지금까지 그 중 42곳을 방문했다. (이번에 두 차례의 대륙횡단을 하면서 7곳을 새로 방문했음) 그 63곳 중에서 대다수가 서부에 모여있어서 LA에 살면서 많이 가볼 수 있었지만, 이사 온 동부에는 추가로 가볼 수 있는 국립공원은 별로 남지 않았다... 하지만, 범주를 '넓은 의미의 국립공원'인 National Park System에 속하는 423곳의 Official Units/Parks로 확장하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서부에는 많이 없는 국가기념물(National Monument), 역사공원(Historical Park), 전쟁터(Battlefield) 등등이 동부, 특히 그것도 집 주변의 워싱턴DC와 버지니아, 메릴랜드에 집중적으로 모여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423곳의 오피셜유닛 리스트에는 없는 동네 공원도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 NPS)에서 직접 관리를 한다는 사실은 여기 이사와서 처음 알았다! 이 곳은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그레이트폴스 공원(Great Falls Park)의 입구로 NPS 로고가 전광판 위로 보인다. 별도의 비싼 입장료가 있다고 알고 갔지만, NPS가 관리하는 곳이라서 국립공원 연간회원권(Annual Pass)으로도 무료입장이 가능해서 아주 기뻤다~^^
추수감사절 연휴 토요일에 가족이 워싱턴DC 구경을 잠깐 하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처음으로 들러봤다. 뒤로 보이는 비지터센터는 똑같은 2층 건물을 점대칭으로 두 개 만들어서 구름다리로 연결을 해놓았는데, 내부도 과연 똑같은 지는 닫혀있어서 확인을 할 수 없었다. (구글맵으로 공원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넓은 산책로에 개를 데리고 나온 사람들, 분리수거 쓰레기통과 피크닉 테이블 등을 보면 영락없는 '동네공원'의 모습이지만, 앞서 링크한 국립공원청 홈페이지에 별도 사이트도 있고 까만줄의 브로셔도 입구에서 제공을 하는 연방정부에서 관리하는 공원이 맞다. "그럼, 국립동네공원으로 불러야 하나?"
홈페이지의 공원지도로 포토맥 강(Potomac River)에 있는 폭포의 서쪽 강변이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쪽 메릴랜드(Maryland) 주의 강변은 별도의 국립역사공원으로 또 지정되어 있는데, 기회가 되면 따로 방문한 후에 자세히 소개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3개의 전망대가 차례로 나오는데, 가장 넓고 편하게 볼 수 있다는 2번 전망대로 제일 먼저 갔다.
잘 만들어진 안내판을 따라서 넓은 산책로를 따라 가니까,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널직한 전망대가 나왔다.
오호~ 예상보다 훨씬 멋진 풍경에 가족 3명이 모두 감탄을 했다. 동부에서는 약간의 낙차가 있는 급류도 모두 '폭포(falls)'라고 부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폭포 아래쪽에는 카약을 타고있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저 위쪽에서부터 카약이 있는 곳까지의 전체 낙차는 47피트(14 m)나 되고, 좌우의 폭도 350피트(110 m)나 되므로 '그레이트폴스(Great Falls)'라고 부를만 하다는 생각이다.
전망대에 서있는 모녀의 사진이다. 참, 이 멋진 곳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버지니아에 사시는 루나님의 블로그를 통해서였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3번 전망대 입구에는 나무기둥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1936년의 대홍수 때는 제일 위의 표식까지 강물이 불었었다고 한다! 하지만, 1996년에 마지막으로 기둥 제일 아래까지 물이 찼던 이후로는 상류쪽에 둑과 댐들이 보강되어서 더 이상의 홍수는 지금까지 없다고 하니... "사모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기 3번 전망대에서는 조금 멀기는 하지만 폭포의 전체 모습을 정면으로 감상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가족사진 셀카도 한 장 찍고,
난간에 앉아서 다정한 부녀사진도 찍었다. 지혜는 염색을 해서 머리가 하얗고, 나는 염색을 안해서 머리가 하얗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모습과 소리를 들려드리기 위해서, 망원렌즈로 찍은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마지막에 사람들이 보이는 강가의 절벽이 앞서 들렀던 2번 전망대이다.
비디오 앞에도 잠깐 나왔는데 강가까지 내려간 사람들이 있었다. 지도에 Fishermans Eddy라는 표시는 있지만 트레일 표시는 없었는데, 몰래 저 아래까지 내려가는 길이 있는 모양이다.
그 사람들을 보다가 중요한 장면을 놓쳤는데, 상류에서부터 카약을 타고 오른편의 하얀 급류를 따라서 래프팅을 하면서 또 두 사람이 내려온 것이었다. 11월말이라 물도 엄청 차가울텐데 참으로 진정한 스포츠맨들이다~
나머지 급류 구간을 헤치고 내려가는 모습을 아내가 연속해서 찍은 것으로 움짤을 만들어 봤다.
전망대 입구에 국립공원청의 홍보용 트럭이 세워져 있었는데, 위기주부에게는 비슷한 트럭을 봤던 LA 산타모니카 산맥에서의 마지막 하이킹 추억이 떠올랐다. 이 트럭 뒷면에 그려진 지도는 전편에서 소개했던 조지워싱턴 기념도로(George Washington Memorial Parkway)로 제일 위의 녹색 표시가 여기 그레이트폴스 공원이다. 그래서 다시 확인을 해보니 이 곳까지 기념도로가 연결은 되어있지 않지만, 공식적으로는 그 공원도로의 일부로 국립공원청에서 여기를 관리하는 것이었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1번 전망대에 잠시 후다닥 들렀다. 폭포에서 제일 가까워 왼편의 급류는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지만, 전체의 모습은 바위에 가려서 잘 보이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전망대가 난간은 있지만 울퉁불퉁한 바위라서 조심해서 올라와야 했다. 왼쪽 강건너편에 멀리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메릴랜드 주의 역사공원에 포함된 Olmsted Island Overlook이라고 한다. 이렇게 땡스기빙 연휴의 가족 나들이를 마무리한 후에 집 근처에 있는 스시 뷔페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일요일 이른 아침에 보스턴으로 돌아가는 지혜를 배웅해주기 위해서 집에서 15분 걸리는 덜레스 국제공항(Dulles International Airport)에 왔다. 1962년에 오픈한 공항의 저 멋진 터미널 건물의 설계는 핀란드계 미국인 건축가인 에로 사리넨(Eero Saarinen)이 했는데, 이번 대륙횡단에서 아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라고 한 세인트루이스의 게이트웨이아치(Gateway Arch) 국립공원의 반짝이는 스테인레스 아치를 설계한 사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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