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자단으로 말할 것 같으면, 다 죽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21세기 홍콩 액션의 마지막 살아있는 전설이다. 후발주자마저 없는 것 같다. 그는 액션도, 그러니까 사람의 몸도 예술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인물이다. 몸으로 직접 폭력의 미학을 선보이는 배우랄까. 실제로 연출을 하기도 했었지만 액션의 합을 맞추고, 그것일 실전으로 옮기는 데 있어서 견자단은 아마 독보적인 인물일 것이다. <도화선>은 각본이나 연출적인 부분에서 뛰어난 영화는 아니다. 견자단과 내리 다섯작품의 호흡을 맞춘 엽위신 감독이 연출적인 기교를 많이 부리지만, 이런 것들은 그저 아마추어적으로 느껴질 뿐이다. 다만 감독은 견자단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케릭터를 만들고 가라성 같은 상대배우들을 캐스팅하며 제대로 판을 깔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