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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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posts한자와 나오키 半沢直樹 시즌2 (2020)
시즌1은 한자와가 선친의 복수를 겸한다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과장된 연기, 과장된 캐릭터 끼리의 충돌이 마치 영웅과 악당의 대결 구도처럼 보였는데 시즌2는 또 다르다. 이번 시즌은 한자와도 뭔가 목청이 더 커졌고, 대적하는 상대들의 비열함, 으름장이 더욱 과장되어 마치 야쿠자들의 나와바리 싸움처럼 보인다. 야쿠자 없는 야쿠자 드라마잖아 완전히. 말이 빠르고, 소재가 무겁고, 태도가 진지하고, 논박과 논파의 공방이 흥미진진해서 눈치채기가 어려운데 잘 보면 캐릭터들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 대부분이 만화톤이다. 일본 실사화 매체는 왜 다 만화 같냐며 조롱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 드라마도 거기에서 전혀 벗어나 있지를 않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실사 영화나 드라마가 만화같은 톤으로 연기한다고 해서
한자와 나오키 半沢直樹 (2013 - 2020)
레벨업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비디오 게임의 무서운 점은, 물고 물리는 퀘스트와 감질 나는 보상 시스템으로 유저로 하여금 그만하고 쉴 수 없게끔 만드는 중독성에 있다. 사실 이것은 비디오 게임 이전에, 잘 만든 연속극의 이야기 전개 방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문학적 기원에는 에스컬레이터식 영웅 서사가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수완 좋고 영리하나 적당한 선에서 인의를 지킨다. 그에게는 레벨업의 기반이 되어 줄 적당한 퀘스트가 주어지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선의를 입은 자가 조력자로 합류하고, 그 조력자의 도움으로 그 다음 퀘스트를 수행한다. 모두가 너무나도 잘 아는 영웅 서사의 얼개다. 다만 검과 방패 대신 교섭력과 협박을 무기로 삼았다는 점이 다를 뿐. 금융업과 부패한 관료제 등 하드한 소

브라질 Brazil (1985)
주인공 샘 라우리는 홀어머니와도 사이가 나쁘지 않고 그럭 저럭안정적이고 능력을 인정해주는 직장에 다니는 소시민이다. 그런 그에게 있는 단 하나의, 그러나 너무 추상적이고 거대한 고민은 바로 "진짜"가 주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지 않을까. 그 한 가지가 그의 삶 전체를 부정하고 그의 모든 환경을 가짜로 규정짓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라고는 공장 굴뚝에 그려진 그림으로나 볼 수 있는 회색의 콘크리트 도시. 집은 맘 편히 쉬는 대신 숨막히는 관료제 세계관의 또 다른 통제 대상일 뿐이며, 하나 뿐인 혈육인 엄마는 자연스러운 노화를 거부하고 진짜 얼굴을 조금씩 가짜로 교체하고 있다. 즉, 샘에게는 돌아갈 곳은 커녕 그가 태어난 "자궁"마저 상징적으로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 그가

브라질 Brazil (1985)
영화 속 디스토피아는 타이트하게 얽힌 회색의 관료제 사회. 대책없이 얽히고 섥힌 데다가 서류 없이는 수리할 수도 없는 주인공 샘 라우리의 아파트 보일러 배관은 영화가 비판하는 관료제의 상징이다. 표현주의 양식을 본뜬 각진 빌딩들은 분명히 살아 숨쉬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를 "비인간적"인 어떤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마치 보일러 배관계의 슈퍼히어로와도 같은 해리 터틀은 반체제를 상징한다. 체제에 반하지만 그 체제 밖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인물. 바꿔 말하면 체제 아래에서만 반체제도 그 존재 의미를 갖는 모순이다. 샘의 아파트를 엉망으로 만들었던 정부 지정 업체의 보일러공들의 추적과 감시가 있기 때문에 터틀의 사보타주가 영웅적 행위로 상대 평가된다. 영화 속과 같은 디스토피아가 아니었다면 지극히 평범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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