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게 일본 청춘영화를 본다는 것은 유혈낭자한 슬래셔 무비를 보는 것만큼 힘들다.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본듯한 복고풍의 교복들과 꾀죄죄한 소년소녀들이 등장하는 일본 청춘영화들은 내가 가장 피하고픈 영화장르이다. 같은 이유로 이와이 슌지 감독의 <릴리슈슈의 모든 것> 또한 몇번의 시도 끝에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러브 레터>를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나 <스윙걸즈>,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와 같은 영화들과 동일선상에 두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영화 <러브 레터>는 '청춘'이 등장하긴하지만 청춘시절의 사랑 이야기가 영화에서 차지하는 지분이 이 영화를 청춘영화라고 분류해놓기엔 다행스럽게도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