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처음이었다. 친구는 제주도를 자전거로 한바퀴 돌자며 신나서 얘기했고, 나는 언제 어떤 영화를 보자던가, 어떤 음식을 먹으러 가자는 류의 이야기를 들은것 처럼 자연스럽게 그러자고 했다. 막상 약속한 날짜가 다가오고 비행기 티켓을 끊고 (친구가 끊어줬다..)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하나하나 적어내려가다 보니 '어 진짜로 가는건가-' 그제서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그래, 말로만 가자고 하는 거지 하고 밥한번 먹자는 흔한 약속처럼 흐지브지 될꺼라고 생각했다. 그랬다. 나는 자전거는 둘째 치고 여행한번 제대로 못가본 처자였던 것이다. 여행을 가자고 한 친구는 이미 겨울에 인도여행을 다녀온 후였기 때문에 여행병에 단단히 걸려있었다. 그녀의 추진력에 가기싫다는 말한번 입벙긋 못하고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