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 카츠히로가 총감독을 맡은 1995년 작 ‘메모리즈’는 3편의 단편 SF를 모은 113분 분량의 옴니버스 극장판 애니메이션입니다. 모리모토 코지가 감독을 맡은 첫 번째 작품 ‘그녀의 추억’은 2092년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조난 신호를 발견한 우주 폐기물 청소선 ‘코로나’가 반세기 전 오페라 여가수의 환영과 조우한다는 줄거리의 호러 판타지입니다. 극중에서 공간적 배경이 ‘죽음의 해역’이라 불리는 사르가소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의 추억’은 아름다운 노래로 유혹해 배를 난파시키고 선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세이렌의 신화를 SF로 재해석합니다. 세이렌에 해당하는 오페라 가수 에바는 나르시시즘에 사로잡힌 외로운 여성입니다. 에바는 오페라가 대유행했던 근대에나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