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은 컨셉을 실현해야 한다. 디자인은 기능에 복종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디자인은 아름다워야 한다. 디자인은 어떻게 보이는 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되느냐의 문제이고, 그 때문에 형태와 기능 양쪽에 관여한다. 그런 면에서 디자인은 본질적으로 사람을 향한 관심이고, 기기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문제이다. 올림푸스 PEN의 클래식한 디자인은 그 제품을 갖고 싶게 만들고, 쓰고 싶게 만든다. 사진을 찍기 위해 PEN을 잡았을 때 바디는 손바닥에 밀착되고, 그립은 부드럽게 손에 닿으며,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버튼이 있는 곳에 놓인다. 이제 남은 것은 찍는 일 밖에 없다. PEN을 디자인한 이들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9년전, 한 잡지에 보냈던 올림푸스 PEN E P-3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