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소니언 협회(Smithsonian Institution)는 영국인 제임스 스미슨(James Smithson, 1765~1829)의 유산을 기금으로 하여 미국 연방정부가 1846년에 설립한 교육재단으로, 현재 다수의 박물관과 도서관 및 연구센터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의 복합 학술단체이다. 재단이 직접 운영하는 박물관들의 연간 총 입장객은 3천만명이 넘으며, 운영예산은 1조5천억원 정도로 2/3는 연방정부 예산으로 지원되고 나머지는 기부금 등의 자체수익으로 충당이 된다.
내셔널몰의 남쪽 경계인 인디펜던스 애비뉴(Independence Ave)를 따라서 워싱턴 기념탑을 지나서 주차를 하고 북쪽으로 올려다 보니, 나무들 사이로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나 정말로 나올법한 노르만(Norman) 양식으로 지어진 붉은 성의 첨탑과 망루가 보인다.
그래서 현재 이름도 '스미소니언 캐슬(Smithsonian Castle)'로 불리는 이 멋진 건물은 재단에서 1855년에 최초로 만들었던 박물관으로 현재는 스미소니언 비지터센터(Smithsonian Visitor Center)로 사용되고 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간판과 출입문에 비지터센터라고 씌여있지만 스미소니언 재단과 그 박물관들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물과 설명이 있어서, 재단의 현재 20개 박물관들 중의 하나로 분류가 된다. 2월이 되었지만 아직도 추워서 두꺼운 파카에 털모자를 쓰고 나왔는데, 추운 워싱턴DC의 겨울 주말을 보내는데 박물관과 미술관 구경만큼 좋은 것이 없다~ 건물의 정면사진을 찍으려면 제법 걸어나가야 하는게 귀찮아서, 궁금해 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아래 옛날 사진으로 대신한다.
2011년의 워싱턴/나이아가라/뉴욕 봄방학 여행에서 찍었던 스미소니언 캐슬의 정면 사진이다.^^ 이제 DC의 여행객이 아니라 거주민이 되어서, 캐슬을 시작으로 해서 그 때 못 가본 뮤지엄들을 모두 돌아보겠다는 원대한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옆문을 통해서 바로 건물 중앙의 그레이트홀(Great Hall)로 들어서니 바닥에 재단의 설립연도와 이름이 타일 모자이크로 클래식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워싱턴 기념탑과 국회의사당 사이의 내셔널몰 항공사진에다가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 등의 건물들을 입체로 만들어서 붙여놓았고, 여기 캐슬만 가운데 붉은 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 잔디밭 좌우로 유일하게 입체가 아닌 빨간 지붕의 건물이 왼편에 하나 보이는 것은 미국 농무부(Department of Agriculture)가 입주한 관공서이다.
그레이트홀 내부는 자연사 박물관 및 도서관 등으로 사용되다가 1940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는데, 작은 기념품 가게와 카페가 있어서 홀에서는 간단한 식사와 휴식을 할 수 있다. 저쪽 너머로 건물의 동편은 재단의 사무실이 입주해 있어서 일반인들은 들어갈 수 없고,
반대쪽의 이 입구를 통해 건물 서편으로 들어가면 재단의 역사와 운영하는 박물관들에 대한 전시를 볼 수가 있다. 작년 2021년에 재단 설립 175주년을 맞아서 비지터센터의 장식과 설명 등을 모두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셔머홀(Schermer Hall)에는 "Welcome to Your Smithsonian"이라는 제목으로 재단의 설립에서부터 현재 세계 최대의 박물관군으로 발전하기까지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데, 사진 제일 오른편에 오늘의 주인공 모습이 보인다.
제임스 스미스슨(James Smithson)은 영국의 과학자로 옥스포드 대학을 졸업하고 화학과 광물학을 연구했는데, 일반 과학 교과서에 이름이 나올만한 중요한 업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영국의 공작(Duke)이었던 아버지와 부유한 미망인의 혼외정사로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서, 양가로부터 막대한 부를 물려받은 덕택에 당시 유럽의 과학과 예술계에서 인맥은 대단했던 모양이다. 그는 자신의 전재산을 "미국 워싱턴에서 지식의 추구와 확산"을 위해 사용해달라고 유언을 남겼는데, 제일 아이러니한 것은 그는 죽을 때까지 미국을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것을 선견지명이라고 하나? (사진 위의 원문에 생략된 '...' 부분이 재미있는데, 나중에 추가로 설명함)
스미소니언 캐슬의 모형과 이를 설계한 건축가 James Renwick, Jr.의 두상 및 옛날 사진들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그리하여 뜬금없이 돈벼락을 맞은 미국은 1836년에 그의 유산을 영국에서 금화로 바꿔서 약 50만불을 가지고 왔는데, 단순히 현재의 달러로만 계산해서는 1200만불 정도이지만, 당시 미국의 GDP나 물가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그 실제 가치를 현재로 따지면 2억불이 훨씬 넘는 거금이었다고 한다.
현재 스미소니언 재단은 맨 위의 원형 그림처럼 중심의 '캐슬'을 포함해서 모두 20개의 박물관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 아래에 차례로 시설의 설립연도를 기준으로 전체 목록을 소개해드린다. (파란색 링크로 표시된 박물관은 방문한 곳으로 클릭하면 각각 장소의 최신 포스팅을 보실 수 있으며, 뉴욕에 있는 2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워싱턴 지역에 있음) 이렇게 지금까지 스미소니언이 수집한 세계적인 자료와 물품은 1억5천만점 이상이라서, 미국 사람들은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을 "나라의 다락방(the nation's attic)" 또는 "미국의 보물상자(America's treasure chest)"라고 부른단다.
1855년 Smithsonian Institutuon Building, The Castle (스미소니언 캐슬)
1881년 Arts and Industries Building (예술산업관) ※최초의 국립 박물관 건물이었음
1891년 National Zoo (국립 동물원)
1910년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국립 자연사박물관)
1923년 Freer Gallery of Art (프리어 미술관) ※국립 아시아 미술관에 속함
1964년 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 (국립 미국사박물관)
1967년 Anacostia Community Museum (애나코스티아 지역박물관)
1968년 American Art Museum (미국 미술관)
National Portrait Gallery (국립 초상화박물관)
1972년 Renwick Gallery (렌윅 갤러리) ※미국 미술관 별관
1974년 Hirshhorn Museum and Sculpture Garden (허쉬혼 미술관/조각정원) ※현대미술
1976년 National Air and Space Museum (국립 항공우주박물관)
Cooper Hewitt Design Museum (쿠퍼휴잇 디자인박물관, 뉴욕)
1987년 Arthur M. Sackler Gallery (새클러 갤러리) ※국립 아시아 미술관에 속함
National Museum of African Art (국립 아프리카 미술관)
1993년 National Postal Museum (국립 우편박물관)
1994년 George Gustav Heye Center (조지 구스타프 헤이 센터, 뉴욕) ※인디언박물관 별관
2003년 Steven F. Udvar-Hazy Center (스티븐 F 우드바하지 센터) ※항공우주박물관 별관
2004년 National Museum of the American Indian (국립 인디언박물관)
2016년 National Museum of African American History and Culture (국립 흑인역사문화관)
주1) 재단 홈페이지 등에는 1987년에 만들어진 극장 겸 전시장인 리플리센터(S. Dillon Ripley Center)를 별도의 박물관으로 소개하고 있으나, 주로 행사용으로만 사용되는 건물인 관계로 본 리스트에서는 제외함
주2) 내셔널몰에 있는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은 스미소니언 재단에 속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됨
캐슬의 서쪽 끝에 있는 공간인 커먼스(The Commons)는 노르만 양식 건축의 아름다운 천장을 보여준다. 콩코드 여객기 모형과 동물의 박제가 함께 전시된 것이 이 곳의 힌트인데, 한마디로 여러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의 전시를 맛보기로 모두 모아서 조금씩 보여주는 곳이라 할 수 있었다.
비지터센터 구경을 마치고 정문쪽으로 나가기 전에 그레이트홀과 사이에 이런 작은 공간이 나온다. 정문으로 들어왔을 때 왼편이 사진 가운데 보이는 제임스 스미슨의 관이 안치된 방이고, 반대쪽 오른편에는 그의 흉상과 함께 기부자들의 명단이 있는 방이 있다.
제임스 스미슨은 서자로 태어나서 그랬는지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유럽을 떠돌면서 방랑생활을 하다가, 1829년에 이탈리아 제노아(Genoa)에서 사망하고 거기에 묻혔었다. 그래서 스미슨(Smithson)의 유산으로 만들어진 미국의 스미소니안(Smithson-ian) 재단에서 그의 유해를 1904년에 미국으로 가지고 와서 이 자리에 유골을 안치한 과정의 설명판을 아내가 보고있다.
사실 자식이 없던 스미슨은 유언장에 그의 모든 재산을 좋아하던 조카에게 남겼는데, 단 조카가 자식이 없이 사망하는 경우에만 미국 워싱턴 소재의 재단 설립에 사용되는 것으로 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생략된 '...' 부분의 내용) 그런데 유산을 물려받았던 젊은 조카가 스미슨이 죽고 6년 후인 1835년에 갑자기 사망을 하게 된다! 그러면 보통 주변 사람들이 은근슬쩍 유산을 가로채기 십상일 것 같지만, 그 조카의 어머니가 아들을 잃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스미슨의 유언을 꼭 지켜야 한다면서 미국 정부에 연락을 하게 했다는 이야기이다.
건너편 방에는 제임스 스미슨의 흉상과 함께 광물학자였던 그를 기리기 위해 1832년에 '스미소나이트(Smithsonite)'로 명명된 광물인 능아연석[ZnCO3]이 유리상자 안에 놓여있다. 그 주변으로 방의 3면에는 '특출한 기부자들(Distinguished Benefactors)'의 명단이 적혀있는데, 빌게이츠 정도 되어야 이름으로 나오고 대부분은 세계적인 회사명이 적혀 있었다.
빼곡하게 적힌 칸도 있고 듬성듬성 적힌 칸도 있어서, 얼마를 기부해야 어느 칸에 이름이 적히는지를 궁금해 하고 있는데, 아내가 혹시 싸인펜이 없는지 물어본다~ 가운데 스미소니언 재단 마크가 있는 노란색 빈 칸에 우리 이름을 써놓고 가자고...^^ 여기에 이름이 적힐만큼 특출나게 기부할 능력은 안 되고, 여러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을 블로그로 널리 알리는 재능기부나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입장객이 늘어나 본들? 어차피 모든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은 입장료도 안 받는 공짜인데...
성의 정문으로 나오니까 스미소니언 재단의 초대 원장인 Joseph Henry 동상의 뒷모습이 보이고, 내셔널몰 잔디밭 건너편에는 20개의 스미소니언 박물관들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인 국립 자연사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뜨내기 여행객이 아니야,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을 찾아가자구~" 그러면서도...
비행기 타고 워싱턴DC에 처음 온 여행객처럼 캐슬의 시계탑을 배경으로 커플셀카 한 장 또 찍었다. ㅎㅎ
바로 옆에 있는 국립 아시아미술관인 프리어 갤러리부터 '박물관 깨기' 프로젝트를 이제 시작하는데, 아주 멋진 분재 작품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분재를 마지막으로 본게 LA에 살 때인 2008년에 방문했던 헌팅턴 라이브러리(Huntington Library)였는데, 본 포스팅과 함께 블로그의 '전시관과 공연장' 카테고리에 같이 있다. 박물관과 미술관 등의 전시장과 뮤지컬 관람기 등의 공연장은 물론, 운동경기를 직관한 체육관들도 모두 이 카테고리에 넣어서 글이 지금 68개나 되는데, 각각 하위 카테고리를 만들어 분류를 할까말까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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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을 마치고 지혜가 학교로 다시 돌아가기 전의 마지막 일요일, 겨울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그래도 한 곳은 더 짧게라도 구경을 하러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점심을 간단히 사먹고는 워싱턴DC로 또 차를 몰았다. 모녀가 합의해서 결정한 이 날의 방문지는 내셔널몰(National Mall)에서 가장 인기있고 방문객이 많은 장소인 국립 자연사박물관(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으로, 스미스소니언 재단(Smithsonian Institution)이 직접 운영하는 20개의 박물관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내셔널몰 서쪽 링컨기념관 부근에는 주차할 곳이 많았는데, 역시 동쪽 자연사박물관과 미술관 부근은 차들이 꽉 차있었다. 힘들게 빈 자리를 하나 찾아 주차를 하고보니, 20년은 되어 보이는 구형 CR-V의 범퍼에 반가운 국립공원 스티커들이 많이 붙어있어서 사진 한 장 찍었다. 이 자동차는 미국 50개 주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워싱턴DC의 번호판을 달고 있는데, 그 맨 아래에는 "End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이라고 적혀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DC 주민의 투표권과 '주(state) 승격 운동' 등과 관련된 문장이라서 기회가 되면 따로 설명을 할까 한다.
뒷문쪽으로 걸어가면서 이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비가 와서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없다고 생각을 했는데, 직전의 국립미술관과는 달리 이 박물관은 뒤쪽으로는 입장이 불가했기 때문에 줄이 없는거였다. 할 수 없이 거대한 건물을 빙 돌아서 내셔널몰 잔디밭을 바라보는 정문쪽으로 갔더니...
역시 겨울비 내리는 굳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립 자연사박물관은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왼편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 뒤로 살짝 보이는 것은 정면 계단 옆에 놓여진 커다란 규화목(petrified wood)이다.
10분 정도 걸려서 보안검색까지 통과한 후에 중앙홀의 커다란 코끼리 박제 앞에서 10여년만에 다시 사진을 찍었다. (2011년 봄방학때 이 곳을 방문했던 여행기를 보시려면 클릭)
제일 먼저 오른편으로 "Journey Through Deep Time"이라 씌여진 문을 통과해서 공룡 화석을 구경하러 간다. 오른쪽에 작게 보이는 지도와 같이 공룡시대부터 시작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여러 화석들을 구경할 수 있는데, 이 곳의 전시는 2011년과는 완전히 다르게 새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옛날 포스팅의 사진을 보면 티라노사우루스가 저 초식공룡을 노려만 보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잡아먹고 있는 모습으로 바꿔서 전시를 해놓았다.
정말 오래간만에 딸과 함께 구경하는 공룡 뼉다귀들... 옛날에 이런 화석들을 보면서, 자기도 커서 고고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던, 양쪽으로 머리를 땋고 다녔던 꼬마 소녀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커서 무엇이 되었을까?
시간을 거슬러 화석들을 구경하고 나면 '아프리카 이야기'라는 작은 전시실을 지나서, 커다란 고래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는 해양관인 오션홀(Ocean Hall)이 나온다.
오션홀을 지나 다시 중앙의 로툰다로 나와서, 이번에는 왼편에 만들어져 있는 포유류 전시실을 구경한다.
여러 동물의 박제들이 정말 사실적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렇게 큰 동물들을 현장감 있게 만들어 놓은 것도 좋았지만, 특히 이번에는 여유있게 구경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정말 작은 동물들의 박제를 솜털 하나하나까지 살려서 만들어 놓은 것이 더 대단했다.
포유류 전시관을 통과하면, 지혜가 아주 관심을 가지고 꼼꼼히 구경을 했던 '인간의 기원(Human Origin)' 전시실이 나온다. 전세계에서 발굴된 원시인들의 해골을 아주 많이 전시해 놓았는데, 재미있는 것은 해골 사진을 찍으려고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사람의 얼굴로 인식이 되어 작은 사각형이 화면에 뜬다는 것이었다.^^ 또 그냥 이렇게 해골들만 전시를 해놓은 것이 아니라,
살과 털을 붙여서 이렇게 사실적으로 여러 시대의 원시인(?)들의 얼굴을 많이 만들어 놓기도 했다. 진짜 살아있는 것 처럼 잘 만들어 놓아서, 하마터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세요?"라고 물어볼 뻔 했다는...
불에 구운 고깃덩이를 먹어보라고 지혜에게 건내주는 원시인의 모습이다. 인간의 기원 전시실을 다 구경하고는 건물 뒤쪽의 엘리베이터로 2층에 올라가니까 바로 깜깜하게 만들어진 특별전시실 한 곳으로 연결이 되었다.
메르스(MERS), 사스(SARS), 그리고 코비드19(COVID-19)... 그 특별전시는 바로 지금 이 순간 지구상 모든 사람들이 영향을 받고 있는 전염병들에 관한 전시였다! 다른 것은 몰라도 최소한 2020년 이후에 이 특별전시실이 만들어진 것은 확실하다.
이 전시의 제목은 동명의 영화도 있는 '아웃브레이크(Outbreak)'이고, 부제는 Epidemics in a Connected World... 지난 2년간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에피데믹(Epidemic)보다는 팬데믹(Pandemic)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바닥에는 조명으로 만들어 놓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특별전시실을 나오면 이렇게 중앙홀 로툰다를 뒤쪽에서 내려다 볼 수가 있다. 이제 여기 국립 자연사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전시물을 보기 위해서, 사진에서 2층 왼편에 보이는 '보석 및 광물 전시실'로 가보도록 하자~
그것은 바로 '저주받은 다이아몬드'로 잘 알려진 세계 최대의 블루 다이아몬드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석이라는 '호프 다이아몬드(Hope Diamond)'이다. (떠도는 저주의 내력은 여기를 클릭해서 나무위키의 내용을 보시면 15번까지 번호를 매겨가며 잘 설명되어 있으니 여기서는 생략) 2011년에 봤을 때와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목걸이가 완전히 다른데, 지금이 원래 모습이고 예전에 잠시 별도의 목걸이로 셋팅을 했던 것이라 한다.
당시 줌으로 세로로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호프 다이아몬드의 반짝이는 모습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가 있다. 아무래도 궁금해 하시는 분이 계실 것 같아서 알려드리면... 위키피디아에 써있기로는 이 45.5캐럿짜리 다이아몬드는 현재 2억5천만불의 도난보험에 들어있고, 따라서 추정가는 2~3.5억불로 예상된단다.
동영상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호프다이아몬드는 5초마다 90도씩 돌아가도록 방 중앙에 전시가 되어서, 비교적 자리다툼 없이 잘 구경을 할 수가 있다. 여담으로 하나 덧붙이면 지금도 이 다이아몬드의 저주를 믿는 사람들이 많아서, 미국에 허리케인 등으로 사망자가 나오거나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이 다이아몬드의 저주 때문이라서 빨리 팔아버려야 한다는 주장의 편지들이 지금도 박물관으로 계속 온다고 한다.
그 옆으로 National Gem Collection 전시실이 나오는데, 호프 다이아몬드를 포함해서 1만개 이상의 보석들은 전부 개인으로부터 공짜로 기증받았으며, 미국 국민들의 소유물이라는 설명으로 시작된다.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마리 앙투아네트(Marie Antoinette)의 다이아몬드 귀걸이 한 쌍을 시작으로 방탄유리 안에 전시된 보석이 박힌 목걸이와 반지들을 아내가 열심히 사진을 찍었는데, 몽환적인 배경음악과 함께 동영상으로 만들었으므로 클릭해서 모두 차례로 보실 수 있다. 사모님 말씀이 각각의 가격표를 옆에 커다랗게 붙여주면 훨씬 더 재미있게 구경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보석 전시실을 나오면 넓은 광물 전시실이 나오는데, V자 모양의 수정기둥 뒤에서 V자를 하고 있는 우리집 보석...
여기도 거의 가공되지 않은 보석들, 즉 원석 전시실이라 할 수 있는데, 다양한 색깔을 모두 한 자리에 전시해 놓았다.
정말 신기한 색깔과 모양으로 땅속에서 저절로 만들어진 광물들이 많은데, 특히 이 사진 오른편의 파이라이트(Pyrite)는 완벽한 정육면체 결정들이 서로 연결되어서 자란 모습이다.
그리고, 금덩어리들... 예전 포스팅에도 '무지개' 전시와 이 금덩어리 전시 사진을 똑같이 포스팅에 골랐었다.
지질학 전시실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통째로 뜯어서 가지고 온 이 주상절리이다. 안내판의 사진에 우리가 모두 가봤던 와이오밍의 데블스타워(Devils Tower)와 캘리포니아의 데블스포스트파일(Devils Postpile) 사진이 모두 보이는데, 이 주상절리는 의외로 북부 오레곤 어딘가에서 잘라온 것이라고 되어 있었다.
운석을 만지고 있는 엄마와 엄마를 만지고 있는 딸... 영화 <아바타>의 나비족처럼 서로의 어깨에 손을 올려서, 우주의 기운으로 하나가 된 모녀의 모습이다.
옛날에는 코끼리가 서있는 땅이 훨씬 넓으면서 그 주변에 풀과 나무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깔끔하게 정리되고 대신에 안내데스크가 들어선 모습이다. 이제 2층의 반대편 전시실들을 구경할 차례인데 문 닫을 시간이 다 되어 가니까 휘리릭 둘러보자~
별도의 이용료가 있는 '살아 있는 나비관'은 좁은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 날라다니는 나비를 구경하는 곳이라 코로나로 운영이 중단되었고, 그냥 유리벽 안에서 움직이는 커다란 거미 등과 곤충을 구경할 수 있는 '곤충 전시실'을 구경했다.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것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라 전시실'이 따로 만들어져 있어서 이집트 미라를 구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뼈 전시실'을 둘러보는 것으로 1층과 2층의 대부분의 전시를 모두 구경한 셈이 되었다.
박물관이 큰 만큼 기념품점도 두 곳이 있는데, 여기 2층은 보석 및 광물과 관련된 기념품들을 살 수 있고, 아래 1층은 공룡과 기타 다른 동물들의 관련 상품들을 살 수 있도록 나누어 놓았다.
지하로 내려가서 뒷문 출구로 나가는 곳 옆에 모아이(Moai) 석상이 서있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Night at the Museum 시리즈에 등장했던 그 껌을 좋아하는 "Dum Dum"을 실제로 본 것으로 생각했는데, 덤덤은 뉴욕의 미국자연사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을 배경으로 했던 1편에 나온 다른 모아이 석상이었고, 워싱턴을 배경으로 한 2편에서는 이 모아이 석상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뉴욕이라고 하니까, 올여름에는 뉴욕도 오래간만에 한 번 가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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