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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 2019년 1월 17일 |
"매서운 눈을 가진 매를 매만져 보니까 아주 매끄러워요."겨울방학을 맞아 평소에는 보기 힘든 매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현장이 있습니다.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열리는 겨울방학 무형문화 놀이학교 '매사냥 체험' 시간이에요.
1월 15일 오후 2시부터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 공연장에서, 30여 명의 초등학생을 포함한 가족들을 대상으로 첫시간이 진행됐습니다.시작 전 대전무형문화재 제8호 매사냥 보유자 박용순 응사가 4마리의 매와 함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 사냥매인데 크기도 색깔도 다 각각이에요.
요즘 박용순 응사는 주말이면 한국민속촌 겨울축제 '설원의 사냥꾼 - 매사냥' 코너를 통해 방문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근황을 전합니다.
위) 참매 중 보라매(왼쪽)와 수지니. 아래)해리스, 황조롱이
이날 매사냥 체험에 앞서,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 강은주 선생님이 대전무형문화재 매사냥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매사냥은 지난 2000년에 대전무형문화재 제8호로, 박용순응사가 보유자로 지정이 됐다고요.
우리나라 매사냥은 고조선 때부터 4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는데요. 2010년에 우리나라와 아랍에미리트, 벨기에, 체코, 프랑스, 모로코, 카타르,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몽골 등 11개국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이어서 영국 BBC 채널에 방송된 'SOUTH KOREA EARTH'S HIDDEN WILDERNESS' 중 박용순 응사가 출연한 매사냥 부분과, 국내 방송국에서 상영됐던 또 다른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다음에는 박용순 응사가 나와서 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요.
매의 이름표인 시치미를 보여주며 '시치미를 뗀다'고 하는 말의 유래가 매의 이름표에서 나왔다고 했습니다. 또 매만지다, 매끄럽다, 매몰차다, 매섭다, 매달리다 등이 모두 매에서부터 파생된 말이라고 합니다. 저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됐네요.
이야기를 듣던 어린이들은 시치미에 왜 방울을 달았느냐, 훈련된 매가 날아가 버리지는 않느냐 등의 질문을 하며 호기심을 나타냈습니다.
이어서 기다리던 매의 비행시범이 있었는데요.
이날 프로그램은 전수회관 앞마당에서 하려던 것을 미세먼지가 심해 실내인 공연장으로 옮겼는데, 박용순 응사님의 부름에 객석 뒤에서부터 무대까지 단숨에 날아가거나, 바닥에서부터 수직으로 날아오르는 수지니 매의 모습을 보며 모두 감탄사를 연발했답니다.그리고 하일라이트는 역시, 참가자들의 두꺼운 매장갑을 끼고 팔 위에 매를 앉혀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린이들은 자그마한 황조롱이를, 고학년과 어른들은 몸무게 1Kg 가량의 수지니 참매를 팔 위에 앉혔습니다. 매가 날개를 푸드덕거려 처음에는 다소 무서워하기도 했지만, 곧 흡족한 표정이 되곤 했는데요. 함께 참가한 부모님들이 더 즐거워 했어요.
매사냥 체험을 마치고 참가자들은 교육실로 자리를 옮겨 종이공예로 황조롱이 만들기를 했습니다.
작년까지는 시치미 만들기를 했었는데, 이번 시간부터는 조금 난이도가 있는 페이퍼 크래프트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만, 어린이 혼자 만들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렸어요.
함께 참가한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만들기는 하는데, 모두 어려워 하네요. 결국은 집에 가지고 가서 마저 완성하기로 합니다.
무형문화 놀이학교는 지난 2011년 '여름방학 전수체험학교'라는 제목으로 처음 시작됐는데요. 2014년부터는 무형문화 놀이학교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매사냥 체험은 어린이 뿐 아니라 부모님도 함께 참여하는 인기 프로그램입니다.
매는 198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천연기념물 제323-7호로 지정된 귀한 새입니다.
박용순 응사는 함부로 사냥을 해서는 안 되지만 귀중한 무형문화재로 보존해야 할 매사냥을 위해서만 야생매를 포획해 길들이고 있고, 사냥매로서의 역할이 끝나면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낸다고 합니다.
2019 대전광역시 소셜미디어기자 조강숙 By
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 2019년 1월 15일 |
"쳐 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40 여 년간 전국각지, 아니 전세계를 돌며 수집한 장구를 전시하는 고당 한기복 선생이 말합니다.
'전통타악그룹 굿'의 대표인 한기복 선생은 평생 모아온 장구와 북 등의 악기를 한 곳에 모은 전시회를 열고 있는데요. 지난 1월 2일 중구 대흥동 고당마당에서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역사를 거슬러 만나는 - 장구이야기展'이 개막했습니다.
개막이라고 말하기에 전시실은 다소 협소하고, 일반적인 전시회에서 흔히 보는 유리장 하나 없지만 전시품들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보기 드문 귀한 것들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한기복선생이 40년 전부터 사용하거나 수집한 작품, 기증 받은 작품, 재현 작품 150 여 점을 선보이고요. 장구와 북, 기타 전통악기와 국악용품 300여 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저는 전시 이틀 째인 3일 오후에 관람했는데요.
마침 대학에서 판소리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과 같이 하게 됐어요. 이 학생들은 즉석에서 합창으로 '풍구타령'을 들려줬는데요. 한기복 선생은 즉석에서 장구로 장단을 맞춰줬습니다. 짧지만 공연을 보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전시에서 만난 악기들은 저 같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아주 귀한 것들이었습니다.
평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잘 보관하고 있던 악기들을 보았지만, 이렇게 한 곳에 모아 놓으니 그 양이 방대합니다. 전시실이 협소한 것이 아쉽습니다.
울림통이 도자기인 장구들
장구는 원래 울림통의 가운데가 잘록하게 생겼죠. 1500년 전인 삼국시대에 '허리가 잘록해'라는 의미로 요고라고 불렸던 것도 있습니다. 고려시대 도자기 장구, 조선 숙종 때 쯤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구의 모양은 저마다 크기와 색깔이 다 다릅니다.
삼국시대 요고 (복원품)
전시품 중 특히 요고는, 지난 2000년 경기도 하남시 이성산성에서 출토된 장구를 실측한 것인데요. 몸통 길이 42㎝에 지름 16㎝, 길이 58㎝로 재현한 장구라고 합니다. 요즘 사용하는 장구보다는 조금 작습니다.
전시된 북에서 세월의 풍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각종 북
장구 중에는 '악학궤범 장구'라고 이름 붙인 것이 있었는데요.
우연한 기회에 손에 넣은 장구로서, 악학궤범에 기록된 장구와 모양과 크기가 일치해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장구와 북 외에도 징과 운라, 꽹과리, 바라 등 전통 타악기와, 아쟁, 거문고 등 현악기, 외국에서 수집한 젬베, 퍼쿠션 등의 악기도 있습니다.
징과 운라
아쟁 가야금 거문고
또 전통농악에 사용하던 상모와, 짚으로 엮은 장구 등 모든 것이 신기했어요.
인도, 네팔 등 외국의 타악기도 모양과 크기가 조금식 다르기는 하지만, 인간이 생각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 수집한 악기들
전시된 악기가 대부분 타악기인데, 악기만큼이나 다양한 연주용 채들도 신기했습니다.
장구채나 북채, 꽹과리 채 외에도 모양만으로는 어떤 악기를 연주하는 채인지 잘 모르겠는 것도 있었어요.
각종 타악기를 연주하는 채. 모양도 크기도 다양하다.
또 하나 눈길을 끈 악기는 고생창연한 풍금이었습니다.
딱 봐도 일제시대의 것으로 보였는데요. 한기복선생은 풍금 케이스에 새겨진 문양이나 글씨 등으로 보아 일제강점기 때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대청호오백리길 황새바위에서 연주하는 한기복선생
장구와 북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고당국악사), 언젠가 우리나라 최초의 '장구박물관'을 세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고당 한기복 선생. 평생의 '장구사랑 이야기'는 조만간 다시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당마당은 주소를 알아도 찾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중구 대흥동 우리들공원 인근 골목에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사전에 전화로 문의를 하고 기왕이면 한기복선생으로부터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에 꼭 한번 관람을 권합니다.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역사를 거슬러 만나는 - 장구이야기展
전시일시 : 2019. 1. 2 ∼23(수)
전시장소 : 고당마당(고당국악사)
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122번길 17 (대림 BD 7층)
관 람 료 : 무 료
관람문의 : 042-226-5658
2019 대전광역시 소셜미디어기자 조강숙 zoomtr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