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엘르 패닝인 줄 못 알아봤다. 게다가 마치 자비에돌란 영화에 나오는 중2즈음의 한껏 예민하고 성격 더러운 소년들처럼 엘르 패닝의 레이가 소리지르고 울어서 좀 놀랐다. 여하간 레이는 그보단 볼만하고, 굉장히 순수하다. 바라는 바가 굉장히 뚜렷하고 명확하고, 이것저것 깊이 파고들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기쁨과 분노 표현이 투명하다. 엄마가 할머니들로부터 독립해서 살아야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레이가 대책 없이 환하게 웃고, 점점 신이 나서 뛰어오르고, 곧바로 엄마의 얼굴에도 불가항력으로 따라서 웃음이 번지고, 레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장면. 네가 자랑스럽다는 말을 만능주문처럼 내뱉던 엄마. 너무 진심인 거 알겠는데 짜증나는 그게 진짜 웃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