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판테온에서 조금만 걸으면 나보나 광장이다. 원래는 나보나 광장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나보나 광장은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정신이 없었다. 크리스마스라면 옛날에 다 지났는데 왜 지금까지? 크리스마스 겸, 새해 겸해서 열어놓은 건가? 알쏭달쏭했지만 어쨌든 요란스러운 축제 분위기에 김이 팍 샜다. 밤에 왔다면 전등 불빛 버프 때문에 또 어땠을지 모르겠는데 시간은 아직 불을 켜기엔 이른 때였고, 그래서 설치된 마켓과 놀이공원 등의 모양새는 조잡해보였다. 게다가 사람들, 특히 애기들이 잔뜩 뛰어다니고 있었고, 길 한편엔 쓰레기가 잔뜩 쌓여있었고, 무엇보다도 테러 위험 때문에 몸수색하는 입장줄이 매우 길었다. 으음, 아냐, 오늘의 나는 여기에 가고 싶지 않아.